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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만명' 종부세 낸다…공시가-매매가 역전에 납세자 부담↑

2022-11-09 14:10 | 김준희 기자 | kjun@mediapen.com
[미디어펜=김준희 기자]공시가격이 상승하고 특별공제 도입이 무산되면서 올해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자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주택시장 침체로 공시가격이 매매가격을 초과하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종부세 제도와 공시가격 현실화율 계획에 대해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주택분 종부세 과세인원이 역대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선 120만명 수준으로 추산됐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주택분 종부세 과세인원은 약 120만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지난 2020년 기준 주택 보유자 1470만명의 약 8%가 종부세 과세 대상이 되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종부세 과세인원 93만1000명 대비 28.9% 증가한 규모다. 문재인 정부 첫 해인 2017년(33만2000명)과 비교하면 약 3.5배 늘어났다. 종부세 대상자가 100만명을 초과하는 건 지난 2005년 종부세 도입 이후 처음이다.

주택분 종부세 과세인원이 크게 증가한 원인은 올해 초 공시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재산세·종부세 등 부동산 보유세는 매년 1월 1일 기준으로 산정된 공시가격을 과세표준으로 해 부과한다. 올해는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지난해 대비 17.2% 상승하면서 세 부담 급증이 예상됐다.

정부는 올해 종부세 부담 완화를 위해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당초 100%에서 법정 하한인 60%까지 인하하고 일시적 2주택 등 주택 수 특례 신설 등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인하에 따라 당초 9조원 수준으로 추산됐던 주택분 종부세는 지난해와 유사한 약 4조원 수준으로 유지됐다. 납부 대상자가 늘어난 만큼 1인당 종부세 부담은 지난해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일시적 2주택, 상속주택, 지방 저가주택에 대한 종부세 주택 수 특례를 통해 약 3만7000명 납세자의 세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특례는 상속주택 등 특례대상 주택을 주택 수에서 제외해 1세대 1주택자로 간주, 11억원 기본공제 및 최대 80% 고령자·장기보유 세액공제 적용을 허용하는 제도다.

다만 1세대 1주택자에 대해 3억원의 특별공제를 도입해 공제금액을 11억원에서 14억원으로 상향하는 1세대 1주택자 특별공제 법안은 국회에서 합의가 무산됐다. 이에 따라 약 10만명가량 납세자가 종부세 과세 대상으로 추가됐다. 1세대 1주택자 전체적으로는 약 600억원 세 부담이 증가하게 됐다.

◆ 매매가격-공시가격 ‘역전’…“종부세-보유세 통합해야”

종부세의 근간인 공시가격이 상승한 원인은 지난 정부가 수립한 ‘공시가격 현실화율 로드맵’에 따른 것이다.

당시 정부는 공동주택 2030년, 단독주택 2035년, 토지 2028년을 목표로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90%까지 끌어올리는 방안을 발표했다. 현행 현실화율 계획은 공동주택 기준 올해 71.5%, 내년 72.7%다.

문제는 최근 부동산 시장 상황과 맞물려 매매가격은 점차 하락하는 반면 공시가격은 상승하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면적 84㎡는 지난달과 8월 각각 1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잠실엘스 공시가격이 18억원대에서 최고 19억8500만원에 책정된 점을 감안하면 최고 공시가보다 3500만원 낮은 금액에 매매된 것이다.

잠실 레이크팰리스 84㎡도 지난달 공시가격 최고가 18억2600만원보다 낮은 17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서울뿐 아니라 지난해 가격이 급등해 공시가격 상승폭이 컸던 인천도 실거래가와 격차가 줄거나 역전됐다. 인천 송도 더샵센트럴시티 60㎡는 지난달 올해 공시가격 최고가 5억3600만원보다 3000만원가량 저렴한 5억500만원에 매매됐다.

결국 실제 거래가격은 하락하는 가운데 공시가격 상승으로 종부세 납부 대상자가 늘어나면서 주택 보유자들의 세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공시가격 현실화율 속도를 늦추는 등 로드맵을 수정하고 장기적으로는 종부세를 보유세와 통합해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비즈니스학과 교수)는 “공시가격 현실화율 로드맵은 부동산 가격이 계속 상승한다는 전제 하에 만들어진 것”이라며 “도입 취지를 고려했을 때 종부세를 보유세와 통합하고 이로 인한 국민들의 조세 저항이 발생하지 않도록 현실화율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21일을 전후로 올해 종부세 고지세액 및 과세인원을 최종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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