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한국거래소가 모건스탠리, CLSA 등 글로벌 투자은행(IB) 2개사에 대한 조사에 착수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주식 대량매매로 인한 ‘과도한 시세개입’이 조사의 배경이 된 것으로 지목된다. 혐의가 사실로 입증될 경우 큰 파장이 있을 것으로 보이나, 회사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모건스탠리, CLSA 등 글로벌 투자은행(IB) 2개사에 대한 조사에 착수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김상문 기자
23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최근 모건스탠리‧CLSA 등 글로벌 투자은행(IB) 2곳에 대해 ‘주식 대량매매로 인한 과도한 시세개입’ 여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히는 작년 5월 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 리밸런싱(재조정) 시기에 주식 대량매매를 한 사실이 도마에 올랐다.
지수 재조정 시기에는 새로운 종목의 편입‧편출이 일어나기 때문에 글로벌 IB들의 자금이 대량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해당 종목들의 주가가 출렁이는 경우도 다수 발생한다. 거래소는 그 중에서도 이들 증권사의 대량거래가 시세에 부당한 영향을 줬는지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동아일보는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ASIFMA)가 한국거래소에 공문을 보내 'MSCI 리밸런싱이 일어나는 날에는 주가 변동이 커질 수밖에 없고, 이는 정상적인 거래 관행'이라는 취지로 항의 서한을 전달한 사실을 보도하기도 했다. 서한에는 한국거래소가 정상적인 관행을 ‘이상거래’로 단정하면서 오히려 한국 시장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안이 민감하게 다뤄지는 이유는 한국이 세계 최대 지수산출 기관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협회 측은 이번 조사에 관련된 사실을 MSCI 측에도 알리겠다는 뉘앙스를 내비쳤다. 이 협회는 블랙록‧피델리티‧골드만삭스 등 165곳의 글로벌 IB와 자산운용사들을 회원사로 두고 있어 영향력이 크다.
거래소는 내달 무렵 제재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의 시선은 엇갈린다. 갈등이 커질 경우 MSCI 지수 편입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하는 한편, 공매도 등으로 개인투자자들에게 미운털이 단단히 박힌 외국계 증권사들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반론도 함께 나온다.
한편 한국거래소 측 관계자는 “심의가 진행 중인 사안의 대상이나 내용에 관해 확인해줄 수 없다”며 “제재 여부나 규모 등도 확정된 것이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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