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서 산불예방 계도 비행하던 헬기 추락…기장 등 5명 사망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강원도 양양에서 산불예방 계도 비행 중이던 임차 헬기가 추락해 5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헬기는 추락 후 발생한 화재로 뼈대만 앙상하게 남았다.

27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0분께 강원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명주사 인근 야산에서 S-58T 기종 중형 임차 헬기가 추락했다. 사고 직후 동체에서 발생한 화재로 프로펠러와 각종 기체들은 그을린 채 뼈대만 남았다. 

소방당국이 1시간 15분 만에 진화에 성공했지만, 초기 진압이 늦어지면서 헬기에 탑승했던 기장 등 5명은 숨진 채 발견됐다.

최식봉 양양소방서장은 "헬기 배터리 부분에서 계속 폭발음이 발생해서 쉽게 접근할 수 없던 탓에 진화에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당초 기장 A(71)씨와 정비사 B(54)씨는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산불방지 공중 계도 및 감시 비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두 사람만 헬기에 탑승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사고 현장에서는 20대 C씨와 신원을 알 수 없는 여성 2명 등 총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실제 5명이 탑승한 사실은 헬기 계류장 폐쇄회로(CC)TV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소방당국과 산림당국은 이들의 정확한 신원을 파악 중이다. 

이번 사고에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강원도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처를 해달라"고 지시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지사는 이날 헬기 추락 보고를 받은 즉시 현장으로 이동하면서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해 달라"며 "강풍에 따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소방당국은 김 지사에게 "현재까지 5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화염에 휩싸였던 동체 진화와 기체 내 배터리 추가 폭발 등으로 사고 직후 한동안 접근이 어려웠다"고 보고했다. 강원도소방본부는 140여 명의 인력과 40여 대의 장비를 사고 현장에 투입해 사고를 수습하고 있다.

한편 추락한 헬기는 속초·고성·양양이 공동으로 임차해 운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