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서울시가 이른바 '지·옥·고'(반지하·옥탑방·고시원)라는, 열악한 주거환경을 '안심주택'으로 전환하는 정책을 추진한다.
반지하는 매입해 신축하거나 비주거용으로 바꾸는 식으로 점차 줄여나가고, 고시원은 '서울형 공공기숙사'로 리모델링하며, 옥탑방은 단열·안전 등을 보강해 주거 성능을 개선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30일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주거안전망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지·옥·고, 판잣집, 비닐하우스 등 최저 주거 수준에 못 미치는 환경에 사는 주거 취약계층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침수나 화재 등 여러 위험에 노출된 반지하, 고시원, 옥탑방 등은 성능·시설을 보완한 안심주택으로 교체한다.
침수 이력이 있는 반지하 건물부터 매입하며, 기존 지하층은 비주거용으로 전환하고, 지상층은 임대주택으로 활용해 주거 취약계층이 최우선 입주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반지하를 개선한 안심주택은 오는 2026년까지 1만 6400호를 공급한다.
개별 신축이 어려운 경우 등에는 반지하 주택 공동개발을 유도, 기존 주택의 반지하를 없애는 대신 용적률 완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늘어난 물량은 공공주택으로 우선 매입해 기존 세입자의 재입주를 돕는다.
고시원은 스프링클러·피난통로 확보 등 안전기준, 최소면적 등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안심 고시원'으로 인증하고, 소유주가 기준에 맞춰 리모델링하면 비용을 지원한다.
노후 고시원은 서울시가 매입해 리모델링하고, 정비사업 공공기여로 확보한 부지에 1∼2인 가구용 공공기숙사를 건립한다.
서울시는 관악구 신림동의 노후 고시원을 이미 매입, 내년부터 서울형 공공기숙사를 지을 계획이며, 북아현3구역·광운대 역세권 등 대학 밀집 지역에 확보한 부지에는 오는 2024년부터 서울형 공공기숙사가 들어선다.
옥탑방은 최저 주거기준에 맞게 개선하고 장애인, 독거노인, 아동 동반 가구 등이 사는 옥탑방은 구조, 단열, 피난 등 건축·안전 기준에 맞게 수리하는 비용을 지원한다.
집수리 이후에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와 집주인 간 약정으로, 주거 취약계층이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장기 안심주택으로 운영한다.
내년 50개 옥탑방, 2024년부터는 매년 100곳씩 4년간 모두 350곳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현재는 '주택성능개선지원구역' 뿐인 집수리 보조금 지원 대상은 서울 전체의 취약 거주시설로 확대한다.
판잣집·비닐하우스 등 '비정상 거처'에 사는 취약계층은 공공주택 이주를 지원하는데, 구룡·성뒤·재건마을 등에서 판잣집과 비닐하우스에 사는 1500여 가구가 대상이다.
전 과정을 'SH 주거안심종합센터'가 돕고, 이주가 결정되면 주거비, 이사비, 생필품을 지급한다.
또 비용 부담으로 이사를 못 가는 일이 없도록, 전·월세 보증금을 무이자 지원하는 장기 안심주택 지원 한도를 확대한다.
아울러 반지하 거주자의 지상층 이주를 지원하기 위해 신설한 '반지하 특정 바우처'는 대상자 선정을 신속하게 진행, 다음 달 말부터 제공할 예정이다.
주거 취약계층 주거실태를 파악하는 표본조사를 격년으로 시행하고, 주거 취약계층 정보를 정기적으로 보완해 관리·지원한다.
그 결과로 확보한 반지하·옥탑방·고시원 등 주거 유형별 이력을 서울시 건축주택종합정보시스템에 등록해 관리하고, 자치구별 반지하 주택과 경과 연수, 주택 상태, 침수 여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주거안전망 지도'도 구축하기로 했다.
오세훈 시장은 "사회적 요구가 있을 때마다 단편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에서,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마련했다"며 "특히 대상자가 혜택을 몰라서 누리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신청주의'가 아닌 '발굴주의 주거 복지'로 대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