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부채가 처음으로 9000만원을 넘어섰다. 대출을 일으켜 부동산·주식에 투자하는 이들이 늘면서 금융부채와 전·월세 임대보증금이 모두 늘고, 특히 29세 이하의 젊은 청년층 가구 빚이 41%나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부채가 처음으로 9000만원을 넘어섰다./사진=김상문 기자
1일 통계청과 한국은행·금융감독원이 공동 조사·발표한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가구당 평균 부채는 917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늘었다.
전년도 부채 증가율 6.6%보다 낮았지만 금융부채와 임대보증금을 더한 총 부채가 9000만원 이상을 돌파한 것은 해당 조사 시행 이후 처음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29세 이하의 가구 빚이 전년 동기 대비 41.2% 급증해 눈길을 끌었다.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로 전세를 끼고 집을 매매하는 '갭투자'에 나선 청년들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임경은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금융부채를 얻어 전세보증금을 끼고 집을 산 가구가 발견됐다"며 "실제 금융부채, 임대보증금 등 부채가 증가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20대에서 부채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가계 빚 증가율은 50대(6.8%)와 60대 이상(6.0%)에서도 꽤 높게 나왔다. 30대(1.1%)와 40대(1.0%)의 증가율은 50·60대에 견줘 낮은 편이었다.
하지만 금액으로 보면 40대에서 1억 2328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30대 1억 1307만원, 50대 1억 763만원, 60세 이상 6045만원, 29세 이하 5014만원 순이었다.
종사상지위별로 보면 가구 부채는 자영업자 가구가 1억 2381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 부채의 21%를 차지하는 전·월세 임대보증금이 전년보다 21.6% 급증하면서 전체 부채도 덩달아 증가한 모습이다.
상용근로자의 가구당 빚도 전년 대비 3.3% 증가한 1억 1450만원으로 집계됐다.
부채를 보유한 가구 비율은 전체의 63.3%로 전년 대비 0.3%포인트(p) 줄었다. 소득 5분위별 평균 부채 증가율은 소득 3분위(7657만원)가 6.5%로 가장 높았고, 평균액이 가장 높은 분위는 5분위로 2억 637만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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