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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건호, 김무성대표 독설 금도 벗어나

2015-05-25 11:01 |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등 떠나신 분들은 이제 놓아 드려야 한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지난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도식에서 강조한 말이다. 그는 이어 “두 분 이름을 말하면서 분열하는 것은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새민련은 문대표 체제가 들어선 이후 친노 패권주의가 득세하고 있다는 당내 비판이 거세다. 김한길 전 대표 등 비노 리더들이 문대표에게 패권주의를 청산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노대통령을 도왔던 천정배 의원마저 탈당 후 4.24재보선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호남정치 부활을 공약을 내세웠다. 안철수의원도 문대표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 안의원이 새민련 혁신위원장을 거절한 것은 이같은 기류를 상징한다.

문대표는 친노들에게 둘러싸인 채 비노들에게 협공을 당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친노와 비노들간에 극단적인 대립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문대표가 노 전대통령 추도식에서 노 전대통령을 놓아드리자고 한 것은 말인즉 옳다.

   
▲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건호 씨가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도식에서 유족 인사 발언을 하고 있다. 그는 추도식에 참석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향해 "권력으로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고는 반성도 안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실행이다. 친노와 비노를 가리지말고 통합하고 화합하자는 것은 친노와 비노 모두 공감하고 있다. 문대표는 여전히 친노들의 핵심좌장에 머물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친노들은 여전히 비노들을 개혁대상으로 삼아 대대적인 물갈이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이고 있다. 호남지역 의원들은 선거 때만 되면 이용만 당할 뿐이라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천정배 의원이 호남정치 부활을 외치는 것은 호남사람들의 불만 심리를 바탕에 깔고 있다.

친노들의 행태는 국민들을 잔뜩 불안케하고 있다. 노 전대통령의 아들 건호씨가 추도식에서 독설과 증오를 가득 품은 말들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건호씨는 추도식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게 거친 언사로 몰아부쳤다. 김무성 대표를 겨냥,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반성도 안 했다”고 비난했다. 친노 지지자들은 김한길 의원 등 비노 야권 의원들에게 물병을 던졌다. 심한 욕설도 퍼부었다. 쓰레기, 배신자라는 말들로 저주했다.

전직대통령을 추모하는 자리가 증오와 갈등을 부추기는 장소로 전락했다. 건호씨가 이런 극단적인 발언을 한 것은 매우 유감이다. 상주라면 추모객들과 문상객들에게 예의를 표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게 우리 사회의 최소한의 윤리이기 때문이다. 정치판에선 공방을 벌여도 추모식에선 모두가 위로와 애도를 표한다. 김무성 대표는 집권여당 대표로서 국민통합과 전직대통령 추모를 위해 참석했다. 새누리당은 사전에 노전대통령 추모식준비위원회에 김대표가 참석할 것임을 통보했다고 한다.

   
▲ 노건호씨(앞줄 오른쪽)가 모친 권양숙 여사, 문재인 새민련 대표와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위해 이동하고 있다./새민련 홈페이지
건호씨가 노 전대통령 추모식마저 볼썽사나운 정치판으로 만들어버린 셈이다. 손님들을 모아놓고 난장판을 만들어버린 것과 무엇이 다른지 안타깝다. 그가 김무성 대표에게 가한 비난은 충격적이다. “(김무성 대표를 겨냥해) 이 자리에 특별히 감사드리고 싶은 분이 오셨다. 권력으로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고는 반성도 안 했다. 전직 대통령이 NLL(서해북방한계선)을 포기했다며 피를 토하듯 대화록을 읽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건호씨는 이어 “국가기밀문서를 뜯어서 읊어대고 국정원 동원해 댓글 달아 종북몰이 해대다가… 불쑥 나타나시니 진정 대인배의 풍모를 뵙는 것 같다”고 했다.

건호씨는 상주로서 여당대표에게 도저히 할 수 없는 말을 했다. 친노들과 합작해서 만든 원고를 읽었는지 모르겠다. 그가 직접 작성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친노인사들은 건호씨의 독설에 대해 생전의 노전대통령을 보는 듯하다고 했다. 친노진영은 속시원하게 말했다고 했다.

건호씨와 친노인사들이 이를 정당화한다면 큰 문제다. 한국정치를 다시금 갈등과 증오의 정치로 부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도 건호씨의 극단적인 행태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선친보다 더한 증오와 갈등의 목소리를 쏟아냈기 때문이다. 상주로서 도를 넘었다는 비판적인 견해가 많다. 노 전대통령이 부엉이바위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데는 건호씨가 빌미를 제공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검찰은 노 전대통령의 조카사위 Y모씨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500만달러를 투자받는 과정에 건호씨가 개입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검찰은 건호씨가 이 돈을 사실상 주도적으로 운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건호씨는 노전대통령의 불행과 관련, 집권여당에 불만을 갖고 있을 수 있다. 아무리 심중에 그런 생각을 갖고 있더라도 추도식에서 정제되지 않은 독설을 퍼붓는 것은 국민들의 공감을 살 수 없다.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 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대통령 6주기 추모행사에서 헌화 분향을 마치고 추도식장을 빠져 나오던 중 물 세례를 맞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건호씨의 발언은 새민련에도 심각한 악재다. 문재인 대표는 내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 승리를 바라고 있다. 문제는 건호씨와 문재인 대표, 친노들이 갈등과 증오의 정치, 패거리정치를 지속한다는 점이다. 건호씨는 정치인도 아니면서, 일부 친노성향 싸구려 정치인들과 비슷한 행태를 보였다. ‘싸가지없는’ 일부 친노들과 다를 게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야당지지자들도 건호씨의 행태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건호씨의 성숙하지 못한 발언은 친노들에겐 일시적인 카타르시스를 안겨줄 지 모른다. 대다수 국민들에겐 부작용만 가져올 것이다. 이런 막말과 독설로 어떻게 차기 대선에서 국민들에게 표를 달라고 할 수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건호씨의 독설은 김무성대표의 지지율을 더욱 높여줄 것이다. 치기어린 행태가 김무성대표를 확고부동한 대권주자로 만들어줬다. 건호씨류의 독설과 막말파동이 지속되면 새민련의 집권가능성은 더욱 멀어진다. 국민들은 이런 새민련과 친노들에게 등을 돌릴 것이다.

봉하마을 쇼크는 친노인사들의 민낯을 가감없이 보여줬다. 이런 극단적인 분열인사들에게 정치를 맡겨도 되는지에대한 불안감만 증폭시켰다.
건호씨는 정치인이 아니다. 여전히 LG전자 직원신분이다. 2013년 9월 LG전자 베이징법인 차장으로 있다가 “공부를 더 하겠다”며 휴직계를 냈을 뿐이다. 대기업 간부신분으로서 민감한 정치발언을 한 것은 LG에게도 큰 부담을 준다. 건호씨가 계속 정치적 행보를 하려 한다면 LG회사원 신분부터 조속히 정리해야 한다.

문재인 대표와 친노들이 진정으로 정권을 탈환하고 싶다면, 국민들의 마음을 사야 한다. 독설과 광기어린 막말파동부터 자제해야 한다. 말로만 민생정당, 유능한 경제정당, 안보정당을 내걸지 말아야 한다.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문재인대표가 통합을 이야기하면서도 친노좌장, 친노패거리 오야붕 역할에 안주한다면 미래가 없다.

문대표는 박근혜정부의 인사에 대해 쓴소리를 해왔다. 황교안 국무총리 내정자에 대해 “인재가 그렇게 없냐”고 비판했다. 문대표는 정작 새민련을 불통과 독선으로 이끌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사돈 남말 할 게 아니다. 제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의 티끌만 보려 한다.

문대표는 친노식 분열정치, 갈등정치, 증오정치가 국민들의 마음을 멀어지게 한다는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포용과 통합리더십으로 당내 갈등부터 추슬러야 한다. 건호씨는 자중자애해야 한다. 추도식에서의 독설은 선친이자 전직대통령에게 부담을 준다. 건호씨와 문대표 모두 김무성대표에게 사과해야 한다. 추도식은 추도식다워야 한다. 문대표 말대로 노 전대통령을 놓아 드릴려면 친노들의 막말정치, 갈등정치부터 청산해야 한다. [미디어펜=이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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