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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국민연금…포퓰리즘 정치권 제 정신 아니다

2015-05-26 09:45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자유경제원(원장 현진권)은 26일 오후 연금 포퓰리즘의 문제를 심층 분석하는 토론회 <연금 포퓰리즘, 이러다 망한다>를 개최한다. 연금 포퓰리즘 정책을 비판하는 취지로 기획된 이 토론회에는 권혁철 자유경제원 자유기업센터 소장, 김상겸 동국대학교 법학대학장, 백경훈 청년이여는미래 부대표가 패널로 참석한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상겸 교수는 “국가능력에 맞지 않는 무차별적 무상복지는 국가의 위기를 초래하고 국민의 삶을 수렁에 빠지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대한민국의 정치인들 눈에는 그리스가 환상적인 이상국가로 보일지는 몰라도 이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향후 우리에게 다가올 엄청난 세부담이란 쓰나미가 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래는 김상겸 교수의 토론문 전문이다. [편집자주]

 

   
▲ 김상겸 동국대 법과대학장

공무원연금개혁안을 합의했다고 언론을 장식하였던 국회의 여야 대표들의 잔상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로 여야가 공방을 벌이더니 다시 협상해야 한다는 얘기가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이런 정치권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정작 개혁을 해야 할 대상은 정치권이 아닌지 의문이 든다. 국가의 입법권을 책임지고 있는 국회는 합의체기관이기는 하지만, 여여가 합의하여 의안을 확정하라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합의란 복수정당제를 보장하고 있는 헌법질서에서 무소속 국회의원도 가능하도록 하면서 국민의 다양한 의사를 수렴하여 국정을 운영하라는 것이다. 여야가 하나의 안건에 대하여 합의하지 못하면 여야 각 자가 안을 제시하고 표결을 통하여 다수결로 결정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국회는 사안마다 여야의 합의를 이유로 시간을 끌다가 여야의 이해관계가 합치되는 경우 야합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파행을 야기하여 소멸시켜 버린다. 국회는 적법한 절차를 단순히 법이 정한 절차를 따라 권한을 행사하면 충분하다고 이해하는 것 같다.

연금이란 일반적으로 국가나 사회에 특별한 공로가 있거나 일정 기간 동안 국가 기관에 복무한 사람에게 해마다 주는 돈을 말한다. 연금에 관하여 관련법에서는 개념을 정의하는 규정이 없다. 공무원연금법 제1조는 “공무원의 퇴직 또는 사망과 공무로 인한 부상·질병·장애에 대하여 적절한 급여를 지급함으로써, 공무원 및 그 유족의 생활안정과 복리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하여, 연금이 퇴직이후 생활안정과 복리를 위하여 주는 돈이라고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아무튼 우리나라 연급제도는 초기 직역별 중심으로 시작되었지만, 후에 전 국민을 대상으로 확대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1960년 시행된 공무원연금법을 필두로 군인연금법, 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 별정우체국법, 국민연금과 장애인연금법과 기초연금법 등 직역 내지 대상을 중심으로 여러 연금법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각 직역연금을 연계하기 위한 ‘국민연금과 직역연금의 연계에 관한 법률’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이렇게 연금제도는 은퇴 후 노후의 생활안정이나 복리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사회보장제도라 할 수 있다. 연금제도와 같은 사회보장제도는 헌법의 규정에 의하여 국민에게 직접 보장을 주는 것이 아니라 국가에게 권리를 실현해야 할 의무를 부과하고 이에 따라 구체적 이행방법에 대해서는 입법자에게 위임하고 있다.

이번 공무원연금개혁의 핵심은 개인의 연금기여율을 높이고 지급률을 낮추어 국가의 재정부담을 줄임으로써 국민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원칙이 정해지면 방법을 선택하여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방법상의 차이로 인한 다툼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공무원연금개혁 논의과정에서 국민연금에도 손을 대면서 논란이 야기된 것이다.

   
▲ 이번 공무원연금개혁의 핵심은 개인의 연금기여율을 높이고 지급률을 낮추어 국가의 재정부담을 줄임으로써 국민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그동안 국회가 의안을 다루었던 행태를 비추어 보면 이번 사태도 충분히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국회가 국가과제를 다루면서 주요 의안을 내세우고 물타기, 끼워넣기 등의 방법으로 처리했던 것이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에 공무원 연금개혁을 다루는 의안이 그냥 여야가 합의할 리 만무하다. 그렇지만 국회 선진화법까지 만들어 국회법을 개정하며 자화자찬했던 국회의 여야가 아직도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만 든다.

포퓰리즘과 국민의 부담

포퓰리즘(populism)이란 일반적으로 정책의 현실성이나 가치판단, 옳고 그름 등 본래의 목적을 외면하고 비현실적 선심성 정책을 내세워 일반 대중의 인기에만 영합하여 목적을 달성하려는 정치행태를 말한다. 포퓰리즘에서 내세우는 정책은 국가와 사회의 장기적 비전이나 목표를 추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중의 인기를 의식하여 이에 영합하는 것으로 결과적으로는 국민을 속이는 것이다.

국가운영에는 재정이 소요된다. 국가재정의 대부분은 국민의 세금으로 구성된다. 그런데 국민의 세금은 국민의 재산권을 제한하여 강제징수된 것이다. 국가의 재정부담이 커진다는 것은 국민의 조세부담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하고, 국가의 재정부담이 커짐에도 국민의 세금부담이 커지지 않는다면, 이는 다른 방법으로 재정확보를 의미하므로 국가부채가 늘어나게 된다. 그런데 국가의 구성원은 국민이고, 국가의 부채는 결국 국민의 부채를 말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국가부채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져 상환능력이 없다면 국가부도의 위기를 맞게 된다. 그런데 국가부도는 채권국가에게도 상당한 부담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경제가 세계화된 이 시대에 많은 국가로 위기의 여파가 몰아치게 된다. 몇 년 전 미국의 금융위기로 우리나라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었던 것도 똑 같은 이치이다.

이런 이유로 그리스는 국가부도의 위기에서 구제금융으로 버티면서 오히려 부채탕감과 더 많은 구제금융을 원하고 있다. 그렇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그 대가는 더욱 큰 법이고, 국가부도가 발생한다고 국가가 망하지는 않기 때문에 벼랑 끝의 전술이 때로는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국가의 부도는 국민들에게 엄청난 생활의 고통을 안겨다 줄 것이기 때문에 결국 그 국가는 나락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번 공무원연금개력 논의에서 보듯이 우리나라는 지금 본인 스스로도 모르게 복지 포퓰리즘에 빠져 있다. 열매가 달콤하다고 결코 건강에 좋다는 보장은 없다. 지금의 복지타령이 후에 고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사회복지와 관련하여 발제문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지금 우리나라에 전개되고 있는 무상급식, 무상보육, 기초연금과 반값등록금 등 일련의 무상시리즈가 결코 무상이 아니라는 것을 국정의 책임자들, 정치인들은 국민에게 밝혀야 한다.

국가는 영리를 추구하며 이익을 창출하는 기업이 아니다. 그냥 단순하게 말하자면 국가재정은 국민의 돈으로 형성된 것이다. 국민의 세금부담률을 낮추고 국가의 복지재정을 확충하는 방법은 지구상 어느 국가에도 없다. 국가능력에 맞지 않는 무차별적 무상복지는 국가의 위기를 초래하고 국민의 삶을 수렁에 빠지게 만드는 것이다.

국가의 재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발언은 국가의 재정규모와 국민의 세부담 등 모든 문제를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인 복지포퓰리즘이다. 대한민국의 정치인들 눈에는 그리스가 환상적인 이상국가로 보일지는 몰라도 이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향후 우리에게 다가올 엄청난 세부담이란 쓰나미가 보일 것이다. 이제 보다 정확한 통계에 입각하여 구체적으로 현실을 직시하며 효율적인 복지정책을 통하여 포퓰리즘을 벗어나야 한다. /김상겸 동국대학교 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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