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국내 은행권의 3분기 부실채권비율이 전분기보다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채권 규모가 감소한 반면 총여신이 증가한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부실채권의 상당수가 기업여신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우려가 예상된다.
국내 은행권의 3분기 부실채권비율이 전분기보다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김상문 기자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권의 9월 말 부실채권비율은 0.38%로 전분기 말 0.41% 대비 0.03%포인트(p) 하락했다. 전년 동월 말 0.51%에 견주면 0.13%p 하락했다. 부실채권이 9조 7000억원으로 2분기보다 6000억원 감소한 반면, 총여신은 약 65조 9000억원 증가한 덕분이다.
다만 부실채권 중 기업여신이 8조원으로 전체의 82.8%를 차지했다. 이어 가계여신이 1조 5000억원, 신용카드채권이 100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부실채권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3분기 중 신규부실채권은 2조 5000억원으로 전분기 2조 3000억원 대비 약 1000억원 증가했다. 기업여신 신규부실이 1조 8000억원, 가계여신 신규부실이 6000억원으로 각각 전분기보다 1000억원 늘었다.
3분기 중 부실채권 정리규모는 3조원으로 전분기보다 2000억원 증가했다. 상·매각(대손상각 0.8조원, 매각 0.3조원) 1조 1000억원, 여신 정상화 1조원, 담보처분을 통한 여신회수 8000억원 순이었다.
3분기 부문별 부실채권비율을 살펴보면, 기업여신은 0.50%로 전분기 말 대비 0.06%p 하락했다. 대기업여신이 0.50%로 2분기 말 0.67% 대비 0.16%p 개선됐고, 중소기업·중소법인 여신도 모두 하락했다.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17%로 전분기 말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신용카드채권 부실채권비율은 0.83%로 전분기 말 0.87% 대비 0.04%p 하락했다.
은행권 부실채권 규모 및 비율 추이/자료=금융감독원 제공
9월 말 현재 은행권의 자산건전성 지표는 부실채권비율이 지속 하락하면서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와 함께 신용손실에 대한 손실흡수능력을 나타내는 대손충당금잔액이 꾸준히 늘면서 대손충당금적립률도 지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대손충당금적립률은 223.9%로 전분기 말 205.6% 대비 18.3%p 상승했다. 대손충당금 잔액은 지난해 12월 말 19조 5000억원, 올해 3월 말 19조 6000억원, 6월 말 21조 1000억원, 9월 말 21조 7000억원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다만 당국은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에 따른 지표 착시가능성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에 따른 신용손실 확대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내외 경제충격에도 은행이 건전성을 유지해 본연의 자금공급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지속적으로 유도할 계획"이라며 "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내역을 분기별로 지속 점검하고, 특히 연말 결산시 충당금 적립이 미흡한 은행 등이 충분한 충당금을 적립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