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IBK기업은행 차기 행장에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이 내정될 것이라는 설이 파다한 가운데, 이 은행 노동조합이 '낙하산 행장 반대'를 위한 1인 시위에 돌입했다.
IBK기업은행 차기 행장에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이 내정될 것이라는 설이 파다한 가운데, 이 은행 노동조합이 '낙하산 행장 반대'를 위한 1인 시위에 돌입했다. 사진은 김형선 기은 노조위원장./사진=기업은행 노조 제공
기은 노조는 지난 13일부터 김형선 기은 노조위원장을 시작으로 용산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낙하산 행장 임명을 저지하기 위한 1인 시위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정 전 원장의 행장 유력설에 대응하기 위해 1인 시위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정 전 원장의 취임이 공직자윤리법상 불법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공직자윤리법 17조에 따르면 금감원장은 퇴직 이후 3년 내 은행장이 될 수 없다. 하지만 국책은행인 기은은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돼 해당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노조는 감독기관장이었던 정 전 원장이 피감기관의 행장에 임명될 경우 퇴직공직자 취업제한 규정의 기본 취지를 거스르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금융노조는 퇴직공직자 취업제한 기관에 국책은행을 추가하는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걸은 '청탁 및 낙하산 인사 금지' 약속도 문제로 거론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월 "나는 정치권에 빚이 없는 사람이다"며 "외부인사들의 압력에 흔들리지 말고 능력 위주의 인선을 하라"고 말했다.
기은 노조는 "시중에는 기업은행장 낙하산 임명의 배후에는 '모피아 올드보이들'이 있다는 설이 파다하다"며 "대통령실이 이를 확인하고 만약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거스르는 세력이 있다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은 조합원들이 내부출신을 차기 행장으로 맞이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은 노조가 지난달 실시한 '신임 행장 선임에 관한 조직원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조합원의 74%가 내부출신 행장을 원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외부출신 행장의 가장 큰 문제로 '조직 이해 부족'을 꼽았고 새 행장에 필요한 자질로는 '조직에 대한 전문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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