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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아들 병역 의혹 모든 언론이 침묵하는 이유

2015-05-28 08:50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 조우석 문화평론가
한국언론의 고질적인 좌편향은 세상이 다 아는 것이지만,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신문-방송-인터넷신문 등 거의 모든 매체가 입을 다물고 있다. 서울시장 박원순의 아들 박주신을 둘러싼 병역 의혹에 대한 기이한 ‘침묵의 카르텔’이 작동중이다.

요즘 법정에서는 이 사안이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되면서 현직 서울시장과, 그의 아들이 증인 신분으로 나란히 법정에 서는 초유의 상황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재판장 심규홍 부장판사)는 이달 초 공판에서 박원순 시장과 , 그의 아들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재판부는 또 “박주신의 소재 파악을 하라”고 검찰에 지시했으니 이변이 없는 한 국민들은 병역 의혹의 주인공 박원순 부자를 법정에서 곧 만나게 된다. 둘이 출석을 거부할 경우 법원은 구인장을 발부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모두 올해 안에 이뤄지는 시나리오인데, 문제는 이런 메가톤급 뉴스를 전하는 매체가 극히 제한됐다는 점이다. 때문에 당사자 박원순의 꿍꿍이도 모르겠고, 현재 영국에 체류 중인 박주신의 동태도 미궁이다. 따라서 박주신의 허리 디스크를 찍은 3년 전 MRI 사진이 진짜인가 가짜인가, 제3의 대리인을 고용해 찍었던 것인가의 문제는 현재 완전 깜깜이 수준이다.

이게 정상인가? 현재 조중동을 포함한 종이신문과 지상파-종편까지 모두가 이 사안을 한 줄도 보도하지 않고 있다. 당연히 대형 포털에도 안 뜬다. 거의 유일하게 인터넷신문 뉴데일리가 이 사건을 도맡아 보도하고 있고, 미디어펜과 조선닷컴에 한두 꼭지의 글이 올라왔던 게 전부다. 종편 중에는 얼마 전 채널A가 이걸 다뤘다가 다시 잠수를 타는 중이다.

28일자 한경에 싣기로 했던 의견광고도 돌연 취소

답답한 우파 시민단체 일부에서는 며칠 새 일간지 의견광고 게재를 검토하고 있다. 접촉 결과 문화일보는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지난 주 광고 게재를 거절했다. 우여곡절 끝에 28일자 한국경제신문에 광고가 실리기로 했으니 어제 27일 오후 게재 취소 통보를 했다.

광고 형식을 통해서라도 박원순 부자 의혹 실체적 진실을 알리려는 노력조차 좌절당한 순간이다. 맞다. 이게 한국언론의 현주소다. 박원순이 회복 불가능한 정치적 파산선고를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인데도 왜 언론들은 침묵할까? 답은 자명하다.

전 매체가 좌편향 언론으로 변질됐고, 이들은 좌파 정치인 박원순의 이름 앞에 꼬리를 내리는 구조다. 이제 한국언론에 진영 구분도 굳이 의미 없다. 좌파 매체야 본래 그렇다 해도 조중동을 포함한 우파 언론까지도 좌편향의 고질병에 갇혀있다는 걸 재확인하는 순간이다.

   
▲ 서울시장 박원순의 아들 박주신을 둘러싼 병역 의혹에 한국 언론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신문-방송-인터넷신문 등 거의 모든 매체가 입을 다물고 있다. 전 언론의 좌편화화로 인한 ‘침묵의 카르텔’이 작동중이다. /사진=연합뉴스
전언론의 좌편향화, 사회 마비 단계 초래

즉 지금은 뉴스를 재는 가치판단에서 어젠더 세팅까지 몽땅 좌편향의 안경을 걸친 구조다. 그걸로 세상을 바라보니 좌파 인사들의 행태나 추문은 공격거리가 아니라고 한국언론들은 스스로 판단하거나, 혹은 외압에 굴복한다.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한 눈먼 언론의 시대가 열린 셈일까?

대신 우파 쪽 인사들과 관련된 스캔들에는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전 매체가 하이에나 떼처럼 달려든다. 일테면 박원순 부자의 병역 의혹에 대한 전 매체의 침묵은 1997년 대선, 2002년 대선 때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 의혹을 둘러싸고 방송매체들의 극성 보도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1997년 대선 때 이회창 후보는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나중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진 아들의 병역문제에 전 매체가 달려드는 바람에 바로 추락했다. 아들 병역 의혹은 5년 뒤인 2002년 대선에서 김대업 병풍 사건을 내세워 전 신문 방송이 다시 떠들어댔다.

당시 MBC-KBS 등 방송매체는 미 장갑차에 의해 우발적으로 발생했던 효순-미선양 사건을 함께 곁들여 체제 흔들기와 반미 감정 유발로 발전했다. 이런 선동언론의 등장이 결국 2002년 대선의 향방을 갈랐음을 우리는 기억한다.

당시 MBC-KBS가 주도했던 좌편향 언론은 결국 김대중-노무현이란 두 개의 좌파정부가 탄생시켰고, 그걸 계기로 좌편향 언론이란 질병은 거의 전매체로 확산됐다. 그 결과 이제 한국언론은 모든 우파정부에 적대적이다.

그 증거가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후보의 BBK 사건에 대한 거의 병적인 집착이었다. 그걸 악성 환경을 딛고 이명박 정부가 탄생하자마자 이듬해 광우병 사건을 증폭 보도하는 일에 한국언론은 열중했다. 세계인이 모두 웃고, 미국은 어이없어했던 광우병 파동 당시만해도 우파 매체 일부는 그래도 중심을 잡아줬는데, 지금은 그런 역할을 해줄 매체마저 사라졌다.

그게 2015년 5월말 현재의 비극적 상황이다. 박원순 부자 문제에 대한 침묵은 ‘전 매체의 좌편향’이 완성단계에 이르렀음을 알려주는 신호다. 실로 참담한 지식정보의 왜곡이 구조화된 것인데, 그래서 묻는다.

이 나라는 어디로 갈 것인가? 저번 지적대로 ‘악마의 편집’을 일삼는 인터넷 대형포털의 좌편향도 맹렬히 작동중이고, 악성의 천민 민주주의 꽃이 활짝 핀 국면이다. 국민들은 모두 오도된 정보에 정상적 판단을 못한다. 그리고 이런 고약한 상황에 밀린 정부는 적극적 통치행위 자체를 미루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반복하지만 세월호 같은 재난사건이 바로 정치적 사건으로 비화해버리는 이상구조란 결국 ‘전 언론의 좌평향’ 때문이다. 손쉬운 해결책, 답안도 쉽지 않다. 오늘은 일단 문제제기만 해둔다. 적절한 기회에 크고 작은 해법의 그림을 제시할 것을 약속드린다. /조우석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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