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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괴담 일파만파…선동의 굿판 걷어 치워라

2015-05-31 08:46 | 김규태 차장 | suslater53@gmail.com
   
▲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치사율 40% 감기, 메르스에 관하여

‘광우병 공포’의 재림이다. 치사율 40%를 기록한 감기에 온 나라가 뒤집어졌다. SNS에서는 메르스 확산을 우려하는 사람들의 포스팅이 잇따르고 있고 단체카톡방에서는 ‘어느 병원이 어떻게 됐다더라’ 하는 문자가 날라다닌다.

지난 며칠 사이 대한민국을 강타한 메르스, 중동호흡기증후군은 코로나바이러스(MERS·메르스-CoV) 감염에 의한 호흡기 질환이다. 감염 시 주로 38℃ 이상의 발열을 동반한 호흡기증상을 보인다. 메르스에 걸리면 일반적으로 발열을 동반한 기침, 호흡곤란, 숨이 가빠짐 등의 호흡기 증상 및 설사 등 소화기 증상(설사 등)을 보인다. 면역기능이 저하된 환자들에게서 폐렴, 급성신부전 등의 합병증이 동반된다. 일부 심한 경우 중증으로 진행되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지난 3년간 24개국에서 1154명이 발병하여 471명이 사망했다. 치사율 40.8%를 기록하는 메르스다.

메르스는 원 발생지역인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에서 지속 발생 중이며 현재까지 명확한 감염경로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모든 환자들이 직간접적으로 중동과 연관되어 있다. 메르스와 관련하여 낙타체험, 낙타시장 등 낙타와의 접촉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기도 하다.

메르스, 동전의 양면…치사율만 높아

메르스는 감기다. 그것도 매우 센 감기다. 심한 독감이다. 걸리면 열에 넷은 죽음에 이른다.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공포다. 그런데 역으로 생각해 보자. 메르스에 걸리면 감염 시 38도 이상의 발열을 동반한 호흡기증상 및 설사 등의 소화기 증상을 보이는데, 이는 대한민국 온 국민이 일 년에 한두 차례 독감이라는 이름으로 걸리는 흔한 질병이다. 사람들은 일상 속에서 메르스와 동일한 증상을 보이는 질병을 지금까지 수십 차례 겪어왔다.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괴담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9일 오후 서울대학교 병원에 메르스 의심증상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동전의 양면을 살펴보자. 감기의 심각성은 치사율만 갖고선 얘기하기 힘들다. 전파력, 확산력이 없다면 치사율 100%라도 도루묵이다. 치사율만 보고서 벌벌 떨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메르스가 어느 나라에나 치명적인 질병이라면 세계보건기구는 왜 주요 발병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입출국 금지 권고를 하지 않을까. 세계보건기구는 중동지역에 대해 여행제한을 하고 있지 않다.

지난 3년간 1154명이 발병한 메르스에 관하여 명확한 감염경로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낙타와의 접촉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 지난 3년간 중동, 혹은 주요 발병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낙타와 접촉했던 사람들은 최소 수십 수백만 명에 이를 것이다. 이들이 그간 만나고 접촉해왔던 사람들 및 2차, 3차 4차 접촉 단계 모두를 고려하면, 전세계 수십억 인류에게 이미 메르스는 모두 퍼진 것이나 다름없다. 6단계면 세상 모든 사람과 연결될 수 있다는 네트워크 이론을 상기해 보자.

그런데 메르스는 단 1154명이 발생했을 뿐이다. 메르스의 확산력이 있는가 반문해보면 우스운 일이다. 메르스에는 전파력이 없다. 그렇다면 왜 한국에서는 갑작스레 15명에 이르기까지 메르스가 확산되었을까.

   
▲ 보건복지부, 메르스 환자 1명 추가 발생…환자수 13명. 브리핑 화면. /사진=연합뉴스TV 영상캡처

한국사회, 생활환경 자체가 기존에 연구되었던 중동과는 현격히 다르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보다 매우 밀집되어 있는 도시환경이다. 수많은 환자가 집중적으로 입원한 병원 등 기본 환경 자체가 중동과 다른 경우다. 더 많은 환자가 손쉽게 발견될 수 있는 환경인 것이다. 가벼운 증상의 환자를 고려하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말이다. 그리고 자연환경 또한 한국과 중동은 천양지차다. 메르스가 기존에 유행하던 지역은 중동이다. 고온건조한 기후의 중동과 온난다습한 한국의 기후를 생각해 보라. 바이러스 생존이 더 높아졌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치료약 없는 불치병, 감기…사스 조류독감 메르스

과거 광우병 사례는 사실을 왜곡 보도하여 위험하지 않은 사안에 대해 과장했던 선동꾼들에 의해 온 나라가 뒤집어졌던 일이었다. 메르스와는 경우가 다르다. 하지만 사람들에 대한 선동 과정은 유사하다. 언론에서 연일 관련 기사를 쏟아낸다. 지금까지 15명이 메르스로 확진되었는데 여기까지 퍼질 동안 뭐했냐는 질타가 이어진다. 국민들은 분개하고 정부의 무능함을 비난한다.

말은 똑바로 하자. 첫 환자를 제외한 나머지 14명 메르스 감염 환자들 중 11명이 첫 환자와 접촉해서 발병했다. 병원 네군데에 들릴 때까지 중동 방문 사실을 환자 스스로 알리지 않았다. 네 번째 병원에서야 비로소 확인되어 이것이 메르스라고 확인된 것이다. 메르스에 걸린 채로 중국으로 출국해 사람들에게 의아함을 자아냈던 열 번째 환자는 스스로 다른 메르스 환자와 접촉했다는 사실을 숨겼다. 병원에서 메르스 증상을 확인하여 출국을 만류했지만, 자진해서 중국으로 출국했다.

메르스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바이러스로 감염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직 명확한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우리나라 메르스 환자 15명 중 12명은 개인적인 이유로 발병한 것이며, 나머지 3명 중 1명은 발병을 확인하고도 스스로 여기저기 다녔다. 이런 상황을 알고도 정부의 무능함을 질타하는 것은 스스로 생각이 없음을 입증하는 격이다.

   
▲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의 메르스 바로 알기.

사람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바이러스 질병 감염을 막는 길은 미드나 할리우드 영화에서 나오는 그런 모습일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 연출에 불과하다. 현실은 녹록치 않다. 각자의 자발적인 신고나 자각이 없다면 질병의 감염 전파를 막기란 불가능하다.

메르스는 신종플루, 사스 및 조류독감의 경우와 다를 게 없다. 그냥 무지하게 센 독감이다. 소재는 독감, 선동방식은 광우병, 이런 사고방식으로 메르스는 지난 며칠간 한반도를 지배했다. 여의도 성모병원 중환자실은 잘 돌아가고 있지만 SNS에서는 금방이라도 폐쇄된다는 루머가 나돌고 있다. ‘공중보건위기 1호’라는 단어가 사람들에게 전파되었지만 그것은 존재하지 않는 용어다.

누구나 알듯이 감기는 불치병이다. 치료약은 없다. 그냥 자기 면역으로 이겨내야 한다. 개인위생에 좀 더 신경 쓰면 될 일이다. 메르스의 전파력 감염력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갑자기 거세질 일도 만무하다. 정 불안하다면 주위 의사 지인들에게 물어보라. 메르스에 호들갑 떠는 언론과 국민 모두 안타깝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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