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현재 KBO리그 최고 타자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가 올 시즌 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로 간다.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도전 의지를 키움 구단이 받아들였다.
키움 구단은 2일 "이정후의 MLB 진출을 위한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 신청을 허락했다"고 발표했다.
키움 측은 "내부 논의를 통해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밝힌 선수의 의지와 뜻을 존중하고 응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면서 "구단 차원에서 도울 수 있는 부분은 돕고 지원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정후는 지난해 12월 구단에 2023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MLB에 도전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정후는 프로 데뷔 7년차가 되는 올 시즌을 마치면 구단 허락 하에 해외 진출을 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다.
구단의 포스팅 신청 허용에 이정후는 "허락해 주신 구단에 감사하다. 신인 시절부터 지금까지 구단에서 제게 많은 도움을 주셨고, 성장시켜주신 덕분에 해외진출의 꿈을 꾸고, 도전할 수 있게 됐다"면서 "구단 허락을 받은 만큼 앞으로가 중요하다. 무엇보다 이번 시즌에 집중하도록 하겠다. 개인적인 도전에 앞서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소감과 각오를 전했다.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도전은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진다. 이미 KBO리그 무대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지난 2022시즌 타율(0.349), 출루율(0.421), 장타율(0.575), 안타(193개), 타점(113점) 부문 1위를 휩쓸며 타격 5관왕에 올랐다. 시즌 MVP(최우수선수)로 선정돼 1994년 MVP를 차지한 아버지 이종범(현 LG트윈스 코치)에 이어 한미일 프로야구 사상 첫 '부자 MVP' 진기록을 세웠다.
통산 성적도 역대급이다. 2017년 프로 데뷔해 6시즌 통산 타율 0.342로 KBO리그 역대 3000타석 이상 소화한 타자들 가운데 1위를 달리고 있다.
문제는 이정후가 포스팅 신청을 했을 때 얼마나 많은 메이저리그 구단이, 얼마나 좋은 조건으로 입찰에 참가하느냐다.
일단 지금까지의 분위기는 좋다. 이정후가 지난달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공식화했을 때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 MLB닷컴은 홈페이지 메인으로 이정후를 소개하며 다음 겨울 스토브리그를 KBO리그 최고 타자가 뒤흔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참고가 될 만한 포스팅 사례도 있었다. 지난 시즌 후 일본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활약하던 요시다 마사타카(30)가 포스팅 신청을 해 보스턴 레드삭스와 5년 총액 9000만 달러의 거액 계약을 이끌어냈다. 요시다는 이정후와 같은 외야수로 정교한 타격을 자랑해 비견될 만하다.
물론 메이저리그 팀들이 바라보는 한국와 일본 야구의 수준 차이는 있지만, 이정후의 젊은 나이와 갈수록 발전하는 기량 등을 고려하면 이정후 역시 상당히 좋은 조건으로 메이저리그에 입성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정후의 올 시즌 성적과 활약상이 기대에 부합할 경우 이전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선배 류현진(6년 3000만달러), 김하성(4년 2800만달러)보다 훨씬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아직 1년 가까이 남았지만, 메이저리거가 되는 이정후의 꿈이 영글어가고 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