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부동산이나 음악저작권 청구권 등 ‘조각투자’가 인기를 끌면서 증권형 토큰(STO·Security Token offering)에 대한 업계 안팎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KB증권·신한투자증권 등은 올해 안에 증권형토큰 플랫폼을 출시할 계획을 준비 중이기도 하다. 이 가운데 오는 19일 열리는 금융규제혁신회의 이후 당국은 증권형 토큰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형 토큰(STO)에 대한 국내 증권업계 안팎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형 토큰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음악저작권 청구권 거래플랫폼 뮤직카우를 둘러싼 논란이 일단락되면서 조각투자를 비롯한 증권형 토큰이 제도권 내로 편입된 영향이 컸다.
증권형 토큰은 유·무형 자산을 기반으로 주식처럼 가상자산을 발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주가 회사를 소유하는 것과 유사한 '증권 발행형'과 부동산·고가 미술품 등 다양한 형태의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자산유동화형'으로 나뉜다.
증권형 토큰에 대한 국내 금융사들의 관심은 계속 커지고 있다. 흥미롭게도 증권사 중에서는 신한금융·KB금융 계열 증권사들인 신한투자증권과 KB증권이 상당히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은행을 주 계열사로 하는 금융그룹에서 증권형 토큰의 ‘혁신성’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미 작년 7월부터 블록체인 관련 사업 전담 조직인 블록체인부를 출범시키며 전략 수립에 나섰다. 이후 12월에는 증권형 토큰(Security Token)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기능 검증(PoC)에 착수했으며, 현재 STO 플랫폼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검증 진행 단계는 오는 3월말까지 테스트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신한투자증권과 합자법인 에이판다파트너스가 협업해 추진한 플랫폼 서비스는 작년 12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기도 했다. 에이판다는 블록체인기업 이큐비알이 신한투자증권·이지스자산운용 등과 함께 설립한 핀테크 스타트업이다.
KB증권 역시 작년 11월부터 STO 플랫폼의 핵심 기능을 개발하고 블록체인을 활용한 토큰 발행, 온라인 지갑 거래 기능, 매체 연동 기능 등 사전 테스트를 완료했다. 그보다 이른 작년 7월 KB증권은 SK C&C와 디지털자산 사업 공동협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현재 약 30명의 실무자로 구성된 STO 플랫폼 구축 태스크포스 팀도 운영 중이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의 부진으로 블록체인이나 증권형 토큰에 대한 관심도 시드는 듯했지만, 업계와 당국의 물밑작업은 지속되고 있었다. 비트코인 가격이 2만 달러를 재돌파 하는 등 ‘혹한기’가 지나가려는 듯한 움직임과 함께 오는 19일 열리는 금융규제혁신회의 논의 테이블에서는 증권형 토큰의 유통과 발행과 관련한 제도마련 안건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에 많은 시선을 쏠리는 것은 회의 이후 당국이 증권형 토큰에 대한 정의와 발행, 유통 등의 내용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증권형 토큰의 범위나 증권성 판단 등이 모호한 형편이라 가이드라인 발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당국이 조만간 증권형 토큰에 대한 ‘선’을 그어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증권사들의 발걸음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회사들이 올해 안에 증권형 토큰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인 것으로 안다”면서 “제도 정비와 함께 고객들과의 심리적 거리감도 가까워지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