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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도덕적해이 '심각'…지난해 횡령·배임 7배 급증 854억

2023-01-17 11:51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지난해 은행권의 횡령·배임 액수가 85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 약 7배 증가한 수치다. 우리은행 직원의 대규모 횡령사건을 비롯해 부산 등 지방에서도 대규모 횡령이 발생하면서 액수를 키운 모습이다. 잇단 횡령과 배임 등을 대응하기 위해 은행권의 내부통제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 횡령·배임액수는 854억원으로 1년 전 116억원 대비 약 7.4배 급증했다. 

지난해 은행권의 횡령·배임 액수가 85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 약 7배 증가한 수치다./사진=김상문 기자



구체적으로 횡령이 2021년 73억원(14명)에서 지난해 725억원(20명)으로 급증해 사고액수의 대부분을 차지했고, 같은 기간 배임은 43억원(4건)에서 130억원(3건)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우리은행 직원의 대규모 횡령사건이 수치상 크게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규모 사건으로 횡령액수가 두드러졌지만, 실제 은행권 횡령사고는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3개년도를 놓고 볼 때 횡령 사고액은 △2020년 8억원 △2021년 73억원 △2022년 725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지난해 은행별 횡령규모를 살펴보면, 우리은행이 70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BNK부산은행 15억원, 신한은행 3억원, DGB대구·IBK기업은행 각 2억원, 하나은행 1억원 순이었다. 

횡령사고 이후 은행권이 회수한 액수는 절반에도 채 못 미치는 실정이다. 2020년에는 3억원을 회수해 환수율 37.5%, 2021년에는 34억원을 회수해 47%의 환수율을 거뒀다. 특히 지난해에는 10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액수를 회수하는 데 그쳐 환수율 1.38%를 기록했다. 

배임 사고액도 △2020년 9억원 △2021년 43억원 △2022년 130억원 등으로 매해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KB국민·하나은행에서 배임이 각각 발생했는데, 국민은행이 12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하나은행이 6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처럼 은행권의 횡령·배임이 잇따르면서 금융당국도 지난해부터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금융권 내부통제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중대한 금융사고에 대해 대표이사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기울일 경우 면책해주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또 금융회사 이사회가 경영진의 내부통제 관리업무를 감독하도록 이사회의 내부통제 감시·감독의무를 명문화하고, 모든 임원들이 내부통제 관련 역할과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임원별 책무를 명확히 하는 내용도 담겼다.

당국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제도개선 방안을 조속히 확정해 올해 1분기 중에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할 계획이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신년사를 통해 "금융회사의 '책임경영'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경영진의 책임성 강화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내부감사협의제 운영의 내실화 등을 통해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역량을 제고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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