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포스코가 올 한 해 여려운 경영환경에 대비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기 위한 전략에 만전을 기할 전망이다.
이미 지난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글로벌 시장상황에서 태풍 힌남노의 여파로 고로가 멈춰서는 아픔을 겪은 포스코다. 다행이 전사적인 노력으로 빠르게 복구작업이 진행됐지만 손실은 피할 수 없었다. 이에 새로운 가능성을 통해 성장기반을 만들기 위한 한해를 보낼 전망이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사진=포스코그룹 제공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이미 알려진 위기는 더 이상 위기가 아니며, 위기라는 말 속에는 기회의 씨앗이 숨겨져 있다"며 '위기 속 성장기회 선점'과 '지속가능 경쟁력 확보 노력'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날 그룹 7대 핵심 사업으로 △철강 △이차전지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축·인프라 △식량 (Agri-Bio)을 제시했다. 각 사업은 △철강 탄소중립 완성 △신(新)모빌리티 견인 △그린에너지 선도 △미래 주거 실현 △글로벌 식량자원 확보라는 5대 지향점을 향해 추진된다.
◇철강분야, 친환경 생산·판매 체제전환
포스코는 이번에 공표된 새로운 핵심사업을 바탕으로 2050 탄소중립 로드맵 달성을 위해 선제적인 친환경 생산·판매체제로의 전환에 속도를 붙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저탄소 철강 제품 생산을 위한 국내 신규 설비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화석연료 대신 수소를 사용해 철을 생산하는 수소환원제철 기술개발에 힘을 쏟는다. 포스코는 2028년까지 상업 생산 규모의 수소환원제철 데모 플랜트를 완성할 계획이다.
작년 11월 공개된 친환경 통합 브랜드인 '그리닛' 마케팅도 본격화한다. 그리닛은 친환경차 제품 브랜드 '이오토포스', 프리미엄 강건재 브랜드 '이노빌트', 친환경 에너지용 강재 통합 브랜드 '그린어블' 등의 친환경 제품뿐 아니라 저탄소 철강 제품과 관련 기술·공정을 모두 포괄하는 브랜드다.
인도네시아, 인도, 호주, 북미 등지의 해외 철강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서호주 지역에 '그린 클러스터'를 구축해 친환경 철강재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철강, 신사업분야 적극 공략
포스코그룹에서는 본격적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공급망이 재편 중인 친환경 미래소재 분야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마련에 나선다. 지난해 지주사 체제 전환 덕분에 친환경 미래소재 사업에 속도를 붙일 수 있게 됐다.
이를 위해 포스코그룹은 현재 진행 중인 니켈 관련 투자사업을 조기 안정화하고 호주, 인도네시아 등에서 정제 및 제련사업을 확대한다.
리튬사업에서는 올해 말부터 광석리튬 1, 2단계를 적기에 준공하는 한편, 아르헨티나 염수리튬 1, 2단계 건설을 진행한다. 포스코에서는 연 30만 톤의 리튬 생산 목표를 잡고 있다.
수소환원제철에 필수적인 수소 확보에도 나선다. 오는 2030년까지 50만 톤 수소 확보를 목표로 글로벌 생산 PJT 참여를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1일 포스코에너지와 공식 합병하며 '종합상사'를 넘어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했다. 특히 생산, 저장, 발전에 이르기까지 LNG 전 밸류체인을 연결하게 되어 LNG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해 에너지 분야에서 신규 가스전을 지속 개발하고 국내와 발전사업과 연계한 터미널 증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육·해상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확장한다.
또한, 철강사업에서 전문 트레이더로서의 경쟁력을 높이고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식량사업에서는 팜 정제사업, 대두 착유사업 등 밸류체인 확장으로 수익성 확보에 나서며, 모빌리티사업에서는 구동계 전문 부품사로의 도약을 위해 해외 생산거점의 조기 안정화를 꾀한다. 화학과 바이오 분야에서는 회사 차원의 방향성을 정립해 그룹 내 친환경 사업의 토대를 구축한다.
포스코케미칼은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의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포스코케미칼은 광양공장 양극재 3, 4단계 생산라인에서 올해 1분기 안으로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3, 4단계까지 모두 정상 가동될 경우 포스코케미칼 광양공장은 단일공장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양극재 생산규모를 갖추게 된다. 양극재 대비 성장 속도가 더뎠던 음극재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한다. 포스코케미칼은 음극재 생산능력을 2025년 17만 톤, 2030년 32만 톤까지 늘릴 계획이다.
해외 사업도 강화한다. 자동차사 및 배터리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북미, 유럽 현지에서의 음극재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포스코그룹의 신성장동력 발굴에는 지난해 말 발표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한몫했다. 물적분할한 철강 사업회사는 포스코홀딩스(지주사) 100% 비상장 자회사가 되는데, 지주사는 미래 신사업 발굴과 투자, 연구개발(R&D)을 전담하는 구조다.
◇AI·이차전지·수소 R&D 컨트롤타워 출범
이런 포스코그룹은 지난 4일에는 R&D 컨트롤타워인 '미래기술연구원'이 문을 열었다.
기존에는 철강 중심의 포스코 기술연구원이 주축 돼 생산기술전략실과 기술연구원, 이차전지소재사업실, 환경기획실 등에서 개별적으로 담당분야를 연구해 왔다. 최 회장은 모든 역량을 한데 모아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총괄할 조직을 신설했다.
미래기술연구원은 AI(인공지능)와 이차전지소재, 수소 등 3대 미래기술을 다룬다. AI연구소는 전임 회장이 추진하던 제조공정 스마트화의 연장선상에 있다. AI 기술 전략을 세우고 첨단기술을 활용한 모델 설계로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 저원가·고효율 생산체계를 강화해 철강산업 경쟁력을 한층 제고한다는 전략이다.
이차전지소재연구소는 양극재와 음극재, 리튬소재분야 선행 연구를 담당하고 신제품 개발을 맡는다. 수소·저탄소에너지연구소는 수소와 CCUS(탄소포집저장 활용) 기술개발을 추진해 친환경 철강 공정을 선도하고 수소 양산 체제를 완성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지주사를 중심으로 한 선진경영관리체제로 전환해 친환경 미래소재 전문그룹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며 "사업별 전문성 강화와 시너지 창출로 친환경 성장을 실현해 친환경 미래소재를 기반으로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로 발전해 나가자"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