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 지속과 경기침체 여파로 주요 기업들의 올해 보수적인 투자 계획을 세우면서 ‘효율성’이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한정된 자원으로 시장 지배력 유지와 미래 준비 두 토끼를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주요 기업들은 지난해보다 투자 규모를 줄이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최근 기업들은 수익 악화로 시름하고 있다. 정보기술(IT)·전자 등 산업 전반이 경기침체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올해 수출 전망도 어두운 상황이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2월 BSI는 제조업(81.4)과 비제조업(85.1) 모두 2022년 6월부터 9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하회했다.
제조업은 기준선을 초과한 세부산업이 전무한 가운데, 국내 3대 수출품목을 포함한 업종이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 연속 부진했다. 특히 3대 수출 주력업종이 5개월 연속으로 동반 부진 전망을 나타낸 것은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2020년 6월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기업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비상경영에 돌입하며 허리띠를 조이고 있다. 투자 규모도 잇달아 축소하고 있다. 생존이 당면과제로 부상한 상황에서 경비절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투자 자금 조달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감소가 지속하면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 특성상 하반기에도 투자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기업 관계자는 “올해 경영 실적에 대한 부담이 크다. 기존에 계획된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도 밀리는 상황”이라며 “올해는 주력사업과 미래 먹거리에 대한 선별적 투자가 집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되고 있지만, 미래 시장 준비는 필요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투자 효율성이 강조되는 분위기다. 경기 침체 이후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성장동력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과감한 정부의 정책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경쟁국 수준의 법인세 인하, 연구개발(R&D) 및 시설투자세액 공제율 인상 등을 통해 기업들의 투자를 촉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규제 개혁과 신산업 육성, 조세부담 완화 등 해외 주요국 수준의 지원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