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 130조원 리튬을 둘러싼 소금사막 논란
'하얀 석유', '하얀 황금'이라 불리는 리튬. 전기자동차의 수요가 늘면서 차세대 배터리로 각광받는 리튬을 확보하기 위한 각국의 총성 없는 전쟁이 한창이다. 특히 세계적인 관광지로 유명한 볼리비아의 우유니 호수는 '하얀 소금사막'이라 불리며, 막대한 리튬의 보고(寶庫)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09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원외교를 앞세워 볼리비아의 리튬 채굴권을 확보하고자 노력했지만, 볼리비아 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중요 자원이다 보니 실패한 바 있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30일, 한국의 중소기업인 A사가 무려 130조 원에 달하는 볼리비아 리튬 조광권(粗鑛權)을 확보했다는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의 에너지기업 U사가 볼리비아 정부와 우유니사막 1지구의 리튬 900만 톤 채굴권 계약을 체결했는데, 한국의 A사와 1차로 약 120만 톤가량을 함께 채굴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대기업도 아닌 중소기업이 획득했다는 130조원 규모 리튬 조광권 소식에 투자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K-OTC라는 장외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던 A기업의 주가는 반등했고, 그 전부터 A기업의 기술력을 신뢰해 퇴직금이나 자녀 결혼자금, 심지어 인생의 반전을 꿈꾸며 빚을 내 투자한 개미투자자들은 흥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충격적이게도 하루 만에 들려온 소식! 볼리비아 리튬공사가 미국의 U기업과 리튬 채굴권을 계약한 적이 없다는 입장문을 발표한 것이다!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오자 A기업의 주가는 요동쳤고, 투자자들은 망연자실했다.
하지만 미국의 에너지기업 U사는 리튬 채굴권 계약이 사실이고 한국의 A기업과 계속 협업할 거라고 밝혔으며, A기업 역시 미국 U사와 맺은 조광권 계약은 유효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볼리비아 소금사막의 130조 원 리튬을 둘러싼 공방의 진실은 무엇일까.
▲ 한국의 일론 머스크를 꿈꾼 남자
"세계기업 랭킹에서 전자 쪽으로 유명한 애플 위에 올려놓는 거, 그게 지금 제 목표입니다."
2017년 중소기업 A사의 대표로 혜성처럼 나타난 박 회장. 그의 강연이나 TV방송을 보고 투자한 이들은, 발상을 전환해 새로운 기술을 선보인 그를 '한국의 일론 머스크'라 칭했다.
박 회장은 전자기기의 열을 빠르게 외부로 방출하는 방열(放熱)시트를 생산해 특허를 내고, 국내 대기업에 납품했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방열시트에 사용된 나노 분쇄기술을 활용해 전기자동차에 사용되는 2차 배터리 사업에 뛰어들어 압도적 성능을 자랑하는 배터리를 곧 양산할 거라고 공언했다. 박 회장은 세계 3대 투자자인 짐 로저스가 방한했을 때, 투자계약은 체결하지 않았지만 미팅 성과가 좋았다며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말, 박 회장의 A기업은 볼리비아의 130조 원 리튬 조광권을 확보했다고 발표해 개미투자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것이다.
▲ 원천기술은 존재하는가?
"부자들은 일확천금 노리고 불완전한 그런 거 안 할 거거든. 투자자들은 다 로또 사는 사람들이에요. 힘겨우니까…" - A사 투자자
그런데 지난해 12월 30일, 박 회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및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구속 수감되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투자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는데, 취재에 응한 투자자들은 박 회장에게 속았다며 격앙된 입장을 보인 반면, 또 다른 투자자들은 박 회장이 투자금을 모으는 과정에서 법률을 위반했을 뿐 박 회장을 여전히 신뢰한다고 했다.
그 이유는 박 회장이 거느린 세 회사의 기술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것!
박 회장의 원천기술이라고 알려진 나노 분쇄기술은 실재하는 것일까? 볼리비아에서 확보했다는 130조 원의 리튬 조광권은 사실인 걸까? 그리고 박 회장의 회사에 투자하도록 개미투자자들을 불러 모은 다른 배후는 없는 걸까?
오늘(11일) 밤 11시 10분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하얀 석유, 광풍 속의 흑막' 편으로 볼리비아와 미국 현지 취재를 통해 리튬 조광권을 둘러싼 논란의 실체를 파헤친다. 아울러 한국의 일론 머스크로 불리는 박 회장이 투자자들에게 했던 말들의 진위와 원천기술의 존재 유무를 검증해본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