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 ‘이재명 체포동의안’ 표결을 목전에 둔 더불어민주당이 검찰 수사에 대한 비판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윤석열 정권의 검찰 수사를 조작이라고 규탄하는 것을 넘어 이 대표가 직접 ‘깡패’ 또는 ‘오랑캐의 불법 침략’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는 등 발언 수위도 더욱 거칠어지는 중이다. 이재명 체포동의안이 사실상 부결로 결정된 가운데 구속의 부당함을 강조함으로써 방탄이란 여론의 뭇매를 최소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민주당은 국회에 이재명 체포동의안이 보고되는 24일에도 여론전에 역량을 쏟았다.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서 비명계 의원 및 당 고문들을 만나며 부결에 뜻을 모은 만큼 표결보다 역풍 축소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이 대표는 취임 후 말을 아껴왔던 모습과 달리 연일 거친 발언을 사용하면서까지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체포동의안 부결에 따른 방탄 비판으로 당내 입지가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를 일축하기 위함으로 파악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월 23일 국회 대표실에서 검찰 수사와 관련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나가고 있다.(자료사진)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최근 민주당 정당 지지율은 하락을 거듭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복수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정당 지지율은 이재명 지도부 출범 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이 대표가 검찰 소환 조사에 출석한 뒤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어김없이 하락세를 나타내 이 대표 사법 리스크가 지지율 하락 원흉이라는 지적마저 제기되는 중이다.
민주당은 이 같은 지적에 우선 사법 리스크와 정당 지지율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들은 정당 지지율 하락 원인을 자체 분석한 결과 ‘국민의힘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가 일시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뿐이라며 사법 리스크와 지지율의 관계를 부인했다. 이 대표 중심 단일대오 결속을 유지하기 위한 해명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후 정당 지지율이 재차 하락할 경우 ‘컨벤션 효과에 따른 일시적 상황’이란 해명은 설득력을 얻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앞서 노웅래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로 지지율 하락을 답습한 사례가 있어 ‘이재명 사법 리스크 방탄 발 역풍’과 지지율 하락의 인과관계를 외면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이 대표가 여론을 사로잡지 못할 경우 거취 압박에 불이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서 이미 비명계 의원들 사이에서 ‘사법 리스크가 당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대표가 당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 대표는 노란봉투법 등 각종 입법을 앞세우며 역풍 최소화에 동분서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입법을 구실로 체포동의안에 상대적으로 중립적인 입장을 가진 이들을 설득해 ‘검찰독재정권의 야당 죽이기’라는 공감대를 형성할 경우 체포동의안 부결이 방탄이라는 여론을 희석할 수 있다고 판단된 영향이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