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
메르스 브리핑 박원순, 가든파이브를 울리다
코스프레로 흥한 자, 코스프레로 망한다. 요사이 박원순 서울시장을 보며 드는 생각이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 4일 한밤 중 메르스 긴급브리핑을 갖고 삼성서울병원의 ‘메르스 확진’ 의사에 관하여 그의 신상과 동선, 접했던 사람들의 면면을 밝히며 당사자의 증언과 맞지 않는 허위브리핑을 가졌다. 박원순은 브리핑 자리에서 서울시 메르스방역본부장임을 자처하기도 했다.
이튿날 5일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삼성서울병원,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의사 당사자와의 증언과 다른 발언이었지만, 하루밤 사이에 메르스 의사는 개념 없이 병을 옮기고 다니는 천하의 몹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이어 박원순 시장은 ‘메르스 전사’, ‘무능력한 정부와 비교할 수 없는 유능한(?) 영웅 시장님’으로 등극했다.
▲ 박원순 시장은 지난 4일 한밤 중 메르스 긴급브리핑을 갖고 삼성서울병원의 ‘메르스 확진’ 의사에 관하여 그의 신상과 동선, 접했던 사람들의 면면을 밝히며 당사자의 증언과 맞지 않는 허위브리핑을 가졌다. 박시장은 의사의 동선으로 가든파이브를 언급했다. /사진=연합뉴스 |
반발한 35번 의사가 자청해서 이튿날 내내 여러 채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박원순 시장이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관계를 밝혔지만, 물은 엎질러진 뒤였다. 현재 35번 메르스 의사는 위중한 상태로 누워있다. 자가 호흡을 막기 위해 인위적으로 수면제를 투여한 상태다. 가족들은 “박원순 시장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악화되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제는, 긴급브리핑 자리에서 박원순이 35번 의사가 방문했던 장소로 가든파이브를 언급했다는 점이다.
박원순의 아몰랑…35번 의사에 이어 가든파이브까지
박원순 시장은 오밤중의 메르스 긴급브리핑으로 인해 본인의 정치적인 인기는 다졌을지 몰라도, 35번 의사 개인에 대한 인권과 존엄, 전문성 및 의사로서의 신념 모두를 짓밟았다. 사태 이후 여론이 악화되자 박원순시장은 메르스 의사에게 위로한다며 '유감'이라 발표할 뿐이었다. 서울시 관계자의 말을 빌어 한국일보가 오보를 낸 것도 박원순의 허위브리핑에 이어진 참사였다. ‘아몰랑’하는 것도 정도껏 해야지, 박원순은 한 개인의 생명과 사실관계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무책임하게 처신했다.
▲ 가든파이브 상인은 박원순의 면전에 대고 “완전히 지금 죽음이에요. 시장님이 경솔해서 다 이렇게 된 거에요. 시장님은 왔다 가시면 끝나지만 이런다고 사람들이 다시 여기 오겠어요?”라며 성토했다. /사진=연합뉴스TV 영상캡처 |
박원순 시장이 9일 전 가진 메르스 긴급브리핑에서 35번 의사가 방문했다며 언급했던 가든파이브, 지금은 어떻게 되었을까. 12일 저녁 박원순 시장은 서울 송파구에 자리한 가든파이브를 방문했다. 상인들은 박원순 시장의 면전에 대고 “완전히 지금 죽음이에요. 시장님이 경솔해서 다 이렇게 된 거에요. 시장님은 왔다 가시면 끝나지만 이런다고 사람들이 다시 여기 오겠어요?”라며 성토했다. 이어 한 가든파이브 상인은 박원순 시장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상인) “일종의 쇼라고 생각하지 그렇게 생각 안 해요. 발길 돌리겠어요? 절대 안 돌려요. 시장님 누가 책임질 거에요?”
(박원순 시장) “다 어려우신거 알고...”
(상인) “반 토막이 났어요. 이거 누가 보상해줘요? 살맛이 안 나요 지금.”
(박원순 시장) “빨리 극복해야죠.”
(상인) “어떤 식으로 극복해요? 처음부터 경솔하게 말씀을 하셨어요. 여기 상인들 죽으라는 거에요 뭐에요. 이렇게 어려운 실정에 찬물 확 끼얹어서 사람이 없어요.”
▲ 가든파이브 상인은 방문한 박원순에게 “어떤 식으로 극복해요? 처음부터 경솔하게 말씀을 하셨어요. 여기 상인들 죽으라는 거에요 뭐에요. 이렇게 어려운 실정에 찬물 확 끼얹어서 사람이 없어요.”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TV 영상캡처 |
자신이 초래한 일에, 당사자들 앞에서 “다 어려운거 알고 빨리 극복해야 한다”는 말을 늘어놓는다. 엎질러진 물, 공허한 메아리다.
메르스 감염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 없이 박원순 시장은 한 사람을 인격살해했다. 이어 그 사람의 동선으로 가든파이브를 언급하여 상권을 완전히 죽여 놓았다. 그러면서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던 박원순 시장은 일련의 메르스 사태 대처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곧추세웠다. 지지자들은 아몰랑 하면서 ‘우리 시장님’을 외친다.
이것이 박원순 시장의 진면목이다. 메르스만 보이고 사람도, 시장 상인도 안 보인 모양이다. 코스프레로 흥한 자, 메르스 코스프레로 망한다. '메르스 전사' 박원순 시장의 다음 행보가 자못 궁금해지는 이유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