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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만 작용한 당국입김…5대 은행 주담대 가산금리 내리고 신용대출 줄인상

2023-03-07 14:21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이자장사'를 비판하며 과도한 대출금리 인상을 경고하자, 은행권이 자발적인 가산금리 인하 조정으로 눈치보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 인하에 동참하면서도, 신용대출 금리 인하에는 인색한 모습이다. 

특히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6개월 연속으로 신용대출 가산금리를 올린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예상된다.

올해 1월 은행권 신용대출 평균 가산금리는 3.62%로 전달 4.01%대비 약 0.39%포인트(p) 하락했다. 하지만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6개월 연속으로 신용대출 가산금리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각사 제공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은행권 신용대출 평균 가산금리는 3.62%로 전달 4.01%대비 약 0.39%포인트(p) 하락했다. 약 6개월여만의 하락세다. 

1월 가산금리 하락은 5대 시중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들이 주도했다. 5대 은행의 1월 신용대출 가산금리는 3.47%로 전달 3.43% 대비 0.04%p 상승했다. 이날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공시(일반신용대출 평균가산금리 기준)에 따르면 5대 은행 중에서는 하나가 4.48%로 가장 높았고, 국민 3.63%, 신한 3.45%, 농협 3.37%, 우리 3.13%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5대 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들의 가산금리는 12월 4.26%에서 1월 3.67%로 약 0.59%p 급락했다. 

실제 월별 흐름을 놓고 보면 은행권 평균 가산금리는 지난해 7월 연중 최저치(3.56%)를 기록한 후 줄곧 인상됐다. 8월 3.68%, 9월 3.69%, 10월 3.71%, 11월 3.88%, 12월 4.01% 등이다. 5대 은행이 3.2~3.5% 범위에서 소폭 오르내린 반면, 나머지 은행들은 3.7~4.3% 범위에서 등락이 극심했다. 

5대 은행의 가산금리 추이가 잔잔한 건 고무적이지만, 7월을 기점으로 8월부터 줄곧 인상됐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인상 폭이 컸지만, 9월 0.03%p, 올해 1월 0.59%p 각각 인하하는 노력을 보였다.  

신용대출 가산금리 추이/자료=오기형 의원실, 금감원 제공



통상적으로 은행은 자금 조달 비용인 지표금리(코픽스·금융채 등)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제함으로써 최종금리를 산정한다. 자금조달 금리가 '대출 상품의 원가'라면, 가산금리는 은행이 대출을 내어주는 데 따른 리스크·목표이익률 등을 반영한 이익이다. 대체로 시장금리가 오르면 대출 연체 등의 위험이 커져,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리는 편이다. 

오 의원은 "그동안 은행이 변동금리 대출상품을 주로 판매하면서 금리변동의 위험을 금용소비자에게 전가했고, 가산금리도 높게 유지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며 "은행의 도덕적 해이에 대해 전반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주담대 평균 가산금리는 전 은행권이 모두 인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1월 은행권 주담대 평균 가산금리는 1.75%로 전달 1.93% 대비 약 0.18%p 하락했다. 5대 은행이 12월 1.96%에서 1월 1.78%로 0.18%p 인하했고, 나머지 은행들도 12월 1.81%에서 1.60%로 0.21%p 인하한 덕분이다. 

주담대 평균 가산금리는 지난해 11월(2.06%)까지 줄곧 2%대에 머무르다 12월 1.93%를 기점으로 1%대로 내려온 상황이다.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 추이/자료=오기형 의원실, 금감원 제공



분할상환방식 주담대(만기 10년 이상) 기준으로 놓고 보면, 5대 은행 중에서는 신한이 3.19%로 가장 높았고, 하나 2.97%, 우리 2.92%, 국민 2.64%, 농협 0.82% 순으로 나타났다. 

한 은행 관계자는 "가산금리의 기준이 되는 대출 리스크는 시장금리가 하락하더라도 연체율 등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즉각 반영이 어렵다"면서 "은행마다 상품 판매전략이 제각각인데, 우대금리를 많이 적용하는 곳은 가산금리 조정을 최소화하는 식으로 최종금리를 산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융소비자가 살펴보는 최종 대출금리를 비교해야 한다"며 "단순 가산금리만을 기준으로 폭리를 취하는지 여부를 가리는 건 다소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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