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미국 스타트업들의 '돈줄'로 통하는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면서 정부가 개입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스타트업들의 '돈줄'로 통하는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면서 정부가 개입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연합뉴스 제공
12일 연합뉴스가 미 경제매체 CNBC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투자가들이 SVB를 다른 은행이 인수하도록 정부의 개입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현재 SVB의 총예금 중 예금 보호 한도 25만 달러(3억3000만원)를 넘어서는 예치금은 전체 95%에 달한다. 예금자 대부분이 스타트업인 터라, 이들의 자금이 묶이면 줄도산과 대량 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투자가들은 이대로 방치하면 총예금 2500억 달러(330조 원) 미만의 중견 은행에 대한 신뢰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벤처 투자가 데이비드 삭스는 트위터에 "파월은 어디에 있나? 옐런은?"이라며 지금 이 위기를 멈추고 모든 예금이 안전할 것이라고 발표하라"고 말했다. 이어 "SVB 예금을 상위 4개 은행에 분산 배치해야 한다"며 "월요일 전에 이것을 하지 않으면 위기는 확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억만장자 투자자 빌 애크먼도 트위터에 "정부는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바로잡을 시간이 48시간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JP모건이나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월요일 주식시장 개장 전에 SVB를 인수하지 않거나 SVB 예금 전체를 정부가 보증하지 않으면 예금 보호가 안 되는 모든 예금을 인출하는 소리를 듣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회사 벤치마크 파트너인 에릭 비슈리아는 "SVB의 예금자를 모두 구제하지 못하면 작은 은행들이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16위 규모의 은행에 예치해 둔 예금이 보호받지 못하면 비슷한 규모 이하의 은행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
미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지난 10일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불능을 이유로 SVB를 폐쇄하고,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 관재인으로 임명했다. FDIC는 '샌타클래라 예금보험국립은행'(DINB)이라는 법인을 세워 SVB의 기존 예금을 모두 새 은행으로 이전하고, SVB 보유 자산의 매각을 추진한다.
FDIC 조치에 따라 25만달러의 예금보험 한도 이내 예금주들은 13일 이후 예금을 인출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상의 돈을 예치한 예금주들은 자금이 묶이게 됐다. FDIC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SVB의 총자산은 2090억 달러(약 276조 원), 총예금은 1754억 달러(약 232조 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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