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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가격제한폭 확대…론스타·엘리엇이 걱정되는 까닭은?

2015-06-19 08:59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 송덕진 극동미래연구소장, 휴먼디자이너
지난 6월 15일부터 대한민국 증시도 가격제한폭이 15%에서 30%로 확대되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시장에 큰 충격이 없이 순조롭게 거래되고 있다면서 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평하고 있다. 실제로 15% 이상 상승하거나 하락한 종목들도 있었지만 우려했던 무단 30% 하한가 종목 속출 현상은 없었다.

그동안 가격제한폭 실시를 반대했던 증시 전문가들은 단순히 주가가 최대 30%까지 상승하거나 30% 하락하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상한가에서 하한가로 변동시 45% 손해, 하한가에서 상한가로 상승시 최대 85%의 수익이 나기 때문에 더 이상 주식이 투자가 아니라 투기, 도박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투자 VS 투기

보통 투자(Investment)는 장기적 수익을 기대하고 투자하는 반면 투기(Speculation)는 단기적 수익을 위하여 행하는 것이라 정의한다.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에서는 투자와 투기는 시장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 주식을 장기 투자 목적으로 보유만 하고 거래를 하지 않는다면 시장 자체가 형성되기 어렵다.

국부론을 집필한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는 투자는 상품을 사용해서 얻는 이득을 보고 거래를 하는 것이고, 투기는 구매하는 상품의 가격 상승을 바라고 그 매매 차익을 위하여 거래하는 것이라고 진작 정의했다. 그래서 필자는 투자와 투기를 동전의 양면 같다고 말한다. 적정한 수익 창출과 거래활성화를 위해 투자와 투기는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투기는 사기, 도박처럼 치부해 버리기 때문에 좌파 경제학자들은 투자와 투기를 모두 투기로 몰아버리는 우를 범하기도 한다.

교과서처럼 투자하라고 하지만...

주식 투자 전문가들은 이런 말들을 한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고 주가 변동성 확대에 따라 분산투자를 해라”, “기업 가치를 철저히 분석하여 대형 우량주 중심으로 투자해라”, “신용 대출을 무리하게 받지 말고 여유자금을 가지고 장기투자를 해라”, “과학적인 차트분석을 통한 자신만의 매매원칙을 지켜라” 등등 조언을 하고 있다. 재테크가 전공인 필자도 주변 지인들에게 앞서 말한 원칙으로 하면 된다고 한다. 말은 쉽다. 그러나 실제로 주변에서 주식해서 돈을 벌었다는 사람보다, 돈을 잃었다는 사람들이 더 많다. 따라서주식시장 가격제한폭 확대는 더 큰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 최근 외국계 투기 펀드가 국내 우량기업에 대한 무차별 공격이 들어왔다. 기업가치를 무시하고 단기 수익만 되고 일종의 먹튀만 노리는 투기자가 존재하는 한 시장의 활성화, 성숙이 어렵다. 증시 가격제한폭 확대에 대한 변동성 감시 장치가 필요한 이유다. /사진=미디어펜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자석효과

가격제한폭 확대를 반대하는 전문가들은 자석효과(Magnet Effect)를 걱정했다. 주가가 가격 제한폭 가까이 도달하면 자석 극에 철이 모이듯이, 주식가격이 상한가, 하한가로 치달아 버린다고 해서 자석효과라고 한다.

특히 주가는 가격 제한폭 근처에 오면 블랙홀에 빠져들듯이 주가 변동 속도가 급물을 단다. 상종가든 하한가든 물량이 없어서 주식을 살 수 없다는 조바심이 더욱 더 부채질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진국은 가격제한폭 설정이 없다. 제한을 해 놓으면 자석효과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리한 분석이 담긴 보고서, 공매도, 테마주 조작, 먹튀 펀드까지...

가격제한폭 확대로 하루 동안 급격한 등락을 반복할 확률이 높아졌다. 수익이 날 확률이 높아진 만큼 손해 볼 확률도 덩달아 높아졌기 때문에 전문용어인 투자위험성이 높아져, 회전율이 낮은 중형주나 소형주 그리고 저가주에 개인투자자와 신용거래 투자자들이 투자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필자가 요즘 관망하는 주식시장에서 문제점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애널리스트의 무리한 보고서 남발과 그에 맞추어 움직이는 공매도(short selling,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하고 결제일 이전에 주식을 구해 매입자에게 갚는 방법으로, 하락장에서 차익내기 위해 주로 많이 한다)가 아닐까 싶다. 기업가치는 고려하지 않은 채 주가가 급등락하는 경우 기관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들이 차액실현을 대거하는 모습에 두려운 생각마저 든다.

거기에 테마주가 상한가 근처에 있으면 매도 주문을 싹쓸이해 상종가를 치도록 하고 이를 추격매수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있으면 다음 날 처분해 수익을 내는 테마주 상한가 굳히기도 걱정이다. 주가 급변을 방지하기 위한 가격 제한폭 제도가 주가조작으로 부작용을 속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셈이다.

정부가 해야할 일은 투기를 막는 것

단타매매가 더 심해지기 때문에 급등한 종목을 추격 매수하거나 하락하는 종목을 파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기업가치에 기반을 두고 대형우량주를 중심으로 종목을 고르되 멀리보고 가치투자를 해야 한다. 속칭 몰빵 투자와 단타매매는 위험하다.

이번 확대한 사실 가격제한폭 제도는 일본, 중국, 대만 등 아시아 소수 국가에만 있는 후진적인 제도로 알려져 왔다. 그래서 2007년부터 여러 차례 공청회를 통해 폐지를 논의해 왔다. 하지만 기득권의 반대와 시장 혼란이 높다는 이유로 회피해 왔다.
필자는 규제와 같은 가격 제한폭 대신에 정부가 투기를 막는 변동성 감시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전체 주식시장에 대한 서킷 브레이크만 활용하지 말고 개별 주식에 대한 서킷 브레이크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외국계 투기 펀드가 국내 우량기업에 대한 무차별 공격이 들어왔다. 기업가치를 무시하고 단기 수익만 되고 일종의 먹튀만 노리는 투기자가 존재한 시장의 활성화, 성숙이 어렵다.
정부는 무조건 규제만 하지 말고, 불순세력을 잡는데 노력해야 한다. 금융시장에서의 시장가격 왜곡문제에 대해 정부의 야경국가론이 그래서 필요한 것이다. /송덕진 극동미래연구소장, 휴먼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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