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2차전지 소재기업인 에코프로 주가가 고평가 논란에도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인 지난 10일 자회사 상장 소식에 20% 넘게 급등한 데 이어 이튿날에도 장중 10% 급등하며 80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룹주들 역시 상승세를 보이면서 타오른 불씨가 언제 꺼질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진다. 시장에서는 전기차 수요 증가에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수혜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보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에코프로는 전일 종가 대비 4.57%(3만3000원) 오른 75만500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장 초반 거래량이 몰리면서 주가는 13.57% 올라 82만원을 터치했다. 이틀 연속 상장 후 신고가를 경신하는 기록을 세웠다. 전날 에코프로비엠은 장중 74만4000원으로 52주 최고가를 새로 쓴 바 있다.
에코프로의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 역시 이날 장 초반 30만8500원까지 치솟으며 30만원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에코프로 주가는 올 들어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전날 종가 기준 주가는 지난해 말(10만3000원)과 비교하면 비교해 601% 급등한 수준이다.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도 올해 들어서만 각각 218%, 78% 뛰어 올랐다.
에코프로 주가 급등의 배경에는 개인의 매수세가 자리한다. 올 들어서만 개인 투자자들은 에코프로 주식 1조원 어치를 사들였다. 지난 10일 하루 동안에도 개인 투자자들이 순매수한 에코프로 주식은 1112억원어치나 된다.
개인 매수세는 2차전지주 인기와 궤를 같이 한다. 전기차 수요 증가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수혜 기대감 속 투자자들이 사랑을 한몸에 받는 것이다. 실제 IRA 법안 세부 내용 발표 이후 에코프로의 주가 역시 더욱 탄력을 받았다는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다.
여기에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오는 12일(현지 시간) 내연기관 자동차에 대한 탄소배출 규제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미 시행 중인 IRA에 더해 2차전지 기업들에게 수혜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외신에 따르면 EPA의 규제안에 미국 내 전기차 판매 비중을 오는 2030년엔 60%, 2032년엔 67%까지 늘리겠다는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2차전지 업종의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시장에서는 주가 조정에 대한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면서도 “이번 미국의 IRA 시행령을 통해 국내 업체들에 대한 수혜가 확인된 만큼 긍정적 센티먼트(투자심리)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권 연구원은 이어 “특히 양·음극재, 동박, 분리막, 전해액 등 소재 업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도 “IRA 세부 규칙이 확정되면서 한국 배터리 밸류체인들의 수혜가 가시화될 것”이라며 “배터리 셀 업체들의 수혜 강도는 가능하기 어렵지만, 양·음극재 업체들은 한국에서 제품을 생산해도 보조금을 온전히 받을 수 있게 돼 최상의 결과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