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명회 기자] 한국 경제가 위태롭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로 국내 반도체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고, 물가는 상승하고 부동산 시장도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건설사들도 경영난에 몰리고 있다.
실제 불름버그통신이 시장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는 전 분기 대비 0.1% 증가했을 것으로 봤다. 직전조사 때의 0.3% 증가 전망보다 낮다. 특히 노무라증권의 경우는 미국 유럽연함 등 모든 곳으로 부터의 수요가 둔화되면서 -0.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다 보니 세수마저 감소하면서 나라 곳간마저 말라가고 있는 지경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들어 지난 2월까지 국세 수입은 54조2000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조7000억원 감소했다. 이 상황이 연말까지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연간 세수는 380조2000억원으로 기재부가 올해 추정한 세입 전망치 400조5000억원보다 20조원 이상 부족해진다.
나랏빚이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지난해 국가결산 결과 국가채무는 1067조7000억원이었다. 사상 처음으로 1000억원대롤 상향돌파한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말 우리나라의 GDP 대비 일반정부 채무(D2) 비율은 54.3%에 달해 우리나라를 제외한 비기축통화 10개국의 D2비율 52.0% 보다도 높았다.
올해도 국가채무는 늘어나 올해 말에는 1134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루에만 1827억원의 국가채무가 늘어나는 셈이다. IMF가 제시한 올해 연말 D2비율은 55.3%, 내년엔 55.9%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불가피한 재정지출 측면이 있다고는 하더라도 너무 과하게 국가채무가 늘어나는 것이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선심성 돈 풀기가 큰 몫을 했다. 포퓰리즘에 입각한 과도한 재정지출로 인해 국가 경쟁력이 극도로 약화 된 것이다.
지난 2017년 660조원에 불과했던 국가채무가 5년만에 1000조원을 넘은 것이다. 우리나라 세금 수입은 부동산 폭등, 법인세 증가 등으로 2018년 283조원에서 지난해 384조원으로 100조원 이상 늘어났다. 그런데도 국가채무는 400조원이나 늘어난 것이다. 매년 세수가 예상했던 것보다 많이 걷혀 여윳돈이 생겼는데 이 돈을 빚 갚는데 쓴 것이 아니라 선심성으로 돈을 뿌렸다고밖에 볼 수 없다.
나랏빚 급증으로 미래세대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재정건전성에 중점을 두어 미래세대의 빚 부담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사진=김상문기자
국가채무에 대한 이자만 올해 25조원이 나가야 하고, 4년여간 100조원이 넘는 돈을 이자로 부담해야 한다. 이 부담은 미래세대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물환 재정사업을 조정하고, 사회적 합의를 통한 재정준칙을 마련해 미래세대의 빚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윤석렬 대통령이 “방만한 지출로 감내할 수 없는 고통을 미래 세대에 떠넘기는 것은 미래 세대에 대한 착취”라며 “재정건전성 강화는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 세대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한다”고 힘줘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재정준칙 논의가 시작된 것은 2020년 10월 문재인 정부 때부터다. 윤석렬 정부 들어서도 관리수지 적자 한도를 GDP대비 3% 이내로 제한하되 국가채무비율이 60%를 초과할 경우 적자 한도를 2%로 축소하는 것을 골자로하는 재정준칙 도입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국회에서는 현재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윤대통령의 발언처럼 우선 처리를 주장하고 있으나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재정준칙법 처리에 앞서 정부의 감세 정책부더 다시 돌아보라면서 받아치고 있다. 또 민주당은 사회적 기업 등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사회적 경제 기본법과 재정준칙법의 연계처리를 주장하고 있다.
나랏빚 급증으로 미래세대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 조건을 달고 있는 처사에 대해 답답함을 금할 수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재정준칙을 도입하지 않은 나라는 우리나라와 튀르키예 뿐이라고 한다. 나랏빚이 과도하면 국가신용도는 당연히 떨어지게 된다. 포퓰리즘적 발상을 버리고 재정건전성에 중점을 두어 미래세대의 빚 부담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미디어펜=김명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