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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이 미국 앞잡이? 김일성 추종세력이 씌운 덫!

2015-06-26 09:24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자유경제원(원장 현진권)은 [우남 이승만 제자리 찾기 프로젝트 : 이승만에 드리워진 7가지 누명과 진실]이라는 주제로 연속토론회를 개최하고 있다. 제4차 토론회는 지난 24일“이승만은 미국의 앞잡이라는데?”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토론자로 참석한 남정욱 교수(숭실대 문예창작학과 겸임교수)는 “북한은 소련의 괴뢰국, 좋게 말해봐야 위성국가였고 소련의 앞잡이라는 혐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던 김일성을 변호하기 위해 남한의 좌익들은 이승만을 미국의 앞잡이로 왜곡했다”고 강조했다. 김일성에 대한 비호가 이승만에 대한 억울한 누명 씌우기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아래는 남정욱 교수의 토론문 전문이다. [편집자주]

 

   
▲ 남정욱 교수

신생 독립국을 놓고 양대 강국이 각축전을 벌였다. 한 쪽은 아예 사회 시스템 자체를 바꾸면서 괴뢰 정부를 세웠다. 괴뢰 정부의 우두머리는 충성으로 보답하면서 후견자의 비호 아래 전체주의의 필요조건들을 하나씩 수행해나갔다. 폭력과 수탈과 탄압으로 붉은 정권이 만들어졌다. 다른 한쪽은 군정은 군정이되 상대적 자율성이 보장된 상태였다.

당연히 만만한 인물이 필요했다. 토착민과 매개를 용이하게 하면서 주둔국의 편리를 보장할 수 있는 인물을 내세우고 싶었지만 불행히도 워낙에 절대 강자가 버티고 있었다. 무장 독립 투쟁의 현실적 이익이 협소함을 간파하고 일찍부터 외교로 그 돌파구를 찾으려 했던 인물이다.

명망도 높았다. 대안이 없었고 기용과 타협과 견제와 갈등이 내내 반복되었다. 일단 이 인물은 안목이 남달랐다. 주군군은 다만 갈라진 나라를 봉합하여 대략 수습으로 사태를 마무리 짓고 싶어 했다.

그러나 이 인물은 국제 정세가 이미 냉전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을 직감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유와 번영의 길과 노예와 예속과 비인간적인 사회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을 동물적인 감각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주둔군은 공산주의를 잘 몰랐다. 그저 성질이 있는 살쾡이 정도로 생각했다.

이 인물은 그 살쾡이가 곧 자라서 황소만 한 맹수가 될 것이며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을 숨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런 그에게 타협의 여지는 없었다. 주둔군은 속수무책으로 끌려 다녔다. 그리고 그들은 어느 정도 정부의 얼개가 만들어지자 미련 없이 그 땅을 떠났다.

   
▲ 워싱턴은 이승만을 제거할 프로젝트를 만지작거렸다. 다시 군정을 실시하는 방안까지 검토했다. 그런데 이 인물이 워싱턴의 앞잡이라는 건 어불성설이다. /사진=연합뉴스TV 캡쳐

붉은 정권은 후견인의 속내를 알고 있었다. 게다가 괴뢰 정부의 우두머리 역시 욕심이 같았다. 제 5열을 동원해 남쪽의 군을 흩트려 놓은 북쪽의 우두머리는 일요일을 기해 침략을 감행했다. 누가 봐도 명백한 내전이었다. 남쪽의 대통령은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았다. 전쟁이란 상대의 무력(武力)을 무력화 시키는 것이 전부인 줄 알았다.

남쪽의 대통령은 이 전쟁이 내전으로 가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다. 사실 내전을 승리로 이끌 체력도 없었다. 그는 전쟁의 프레임을 국제전으로 바꿨다. 중요한 건 어떻게든 주둔군을 다시 끌어들이는 일이었다. 그는 전쟁 발발 당일 서울 천도를 언급하여 워싱턴을 자극했다. 일본에 있는 장군에게는 그 땅에 아직 남아있는 당신네 국민들이 하나 씩 죽어갈 것이라며 협박을 했다.

수차례 경고한대로 당신네 나라가 관심과 성의를 보였으면 이 꼴이 나지 않았을 거라며 책임을 나눠지도록 부담을 주었으며 “이제 이 전쟁은 우리의 전쟁이 되었다”는 주둔국의 발언을 끌어냈다. 필요한 무기와 병력 지원을 약속 받았고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다 감당했다. 전쟁이 발발하고 72시간 동안 그는 어떠한 매뉴얼도 없이, 그 어떤 제대로 된 보고 체계도 없이 오로지 그의 경험과 지식과 감각으로 응전 전략의 틀을 짜고 그 마지막 단계의 목표까지 확정지었다.

전쟁이 끝나갈 무렵 포로 송환 문제가 걸림돌로 떠올랐다. 무조건 송환 원칙인 제네바 협약과 인도주의적 차원에서의 포로들의 자유의지 존중이 충돌했다. 워싱턴은 뭐가 됐든 빨리 전쟁을 끝내고 싶었다.

송환거부 반공포로 문제는 중립국에 맡겨 나중에 해결하고 일단 휴전협정부터 하자는 타협안이 나왔고 그는 반공포로를 석방해버렸다. 워싱턴은 격분했고 그를 제거할 프로젝트를 만지작거렸다. 다시 군정을 실시하는 방안까지 검토했다. 그런데 이 인물이 워싱턴의 앞잡이라고?

물론 에버러디 계획이 있었다고 해서 앞잡이 혐의에 대한 반론의 완벽한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앞잡이라고 해서 제거하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까. 그러나 이승만이라는 인물의 행적과 발언을 보면 그를 미국의 앞잡이로 몰아가는 것은 대단히 무리한 수사(修辭)임을 금세 알 수 있다.

이승만 미국 앞잡이설은 80년대 이후 좌익들이 만들어 낸 나름의 돌파구다. 무슨 말씀이냐. 김일성은 항일 투쟁을 했다는 나름의 명분은 가지고 있었지만 치명적인 약점이 하나 있다.

안드레이 즈다노프는 스탈린의 피비린내 나는 숙청을 기획ㆍ실행한 인물이다. 그는 증오와 질투와 분노의 힘을 알고 있었고 그것을 인민민주주의라는 공산독재 구축에 적절하게 활용했다. 즈다노프의 사위가 슈티코프다.

슈티코프는 장인의 노하우를 물려받아 북한 김일성 체제를 만든 장본인이다. 국내에 아무런 기반이 없었던 김일성이 그토록 빠르게 권력을 장악한 것은 스티코프의 후원이 아니면 설명이 불가능하다. 슈티코프는 북한에 소련의 괴뢰국, 좋게 말해봐야 위성 국가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 혐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던 김일성을 변호하기 위해 남한 좌익들은 이승만을 미국의 앞잡이로 왜곡했다. 그러니까 이 말을 너무 하고 싶었던 거다. “김일성만 그런 거 아니다. 이승만도 그랬다. 이승만도 미국이 세운 거다.” 다만 한심하고 그냥 유치할 뿐이다. /남정욱 숭실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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