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HD한국조선해양이 그간 축적해온 선박기술과 함께 최근 2년간 오른 신조선가를 계기로 내실을 기하고 글로벌 입지를 굳혀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글로벌 조선업계는 컨테이너선 시장의 경우 운임 하락으로 발주가 줄고 있지만, 환경규제로 인한 LNG선 시장은 견조하다. 유조선 시장도 중국의 일부 남아 있는 납기를 채우면서 한국 조선업계의 목소리가 더 커질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 2022년 인도한 200K LNG운반선의 시운전하고 있다. /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27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앞으로 선박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LNG선 가격은 견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2억6000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컨테이너선은 중국 조선소와 경쟁하는 구도를 무시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운임 자체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어 적정선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분석이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17만4000㎥급 LNG선의 최근 시장가격은 2억5500만 달러로 지난해 말(2억4800만 달러) 대비 700만 달러 상승했다. 2020년 1억8600만 달러에 그쳤던 신조선가는 2021년 2억1000만 달러, 지난해 2억4800만 달러에 이어 올해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같은 기간 1억4200만 달러 수준이던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가격은 2021년 1억8900만 달러까지 오른데 이어 지난해 2억 달러 선을 돌파했다. 최근 신조선가는 2억1600만 달러로 지난해 말 대비 100만 달러 상승한 수준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운임 하락으로 발주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컨테이너선의 빈자리를 유조선이 채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와 달리 문의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발주 수요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석유화학제품선 발주에 대한 관심도 높다. 당장은 중국의 저가 수주로 유조선사들 발길을 돌렸지만 중국의 일감이 포화상태가 되면 HD한국조선해양은 다음을 노릴 수 있다.
이와 함께 그동안 축적해온 고부가가치·친환경 선박에 대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어 꾸준한 수주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2년 국내 조선업 선박 수주량 및 전세계 수주 비중 분석결과'에서 전 세계 선박 건조 발주량 중 중국수주 비중은 49%로 한국(37%)을 앞질렀다.
하지만, △대형LNG운반선 △대형컨테이너선 △VLCC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서는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실적이 가장 높았다. 해당 선박의 우리나라 수주량(1198만 CGT·149척)은 전 세계 발주량인 2079만 CGT(270척)의 절반 이상인 것으로 집계 됐다.
이는 꾸준히 기술력향상을 위해 노력해온 국내 조선업계의 저력을 보여주는 결과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28일 해외 선사 3곳과 LNG선 6척, LPG선 2척 총 8척 건조 계약을 맺었고, 26일에는 아시아 선사와 LPG선 4척을 계약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총 2조7904억 원 규모의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한 고부가가치 선박의 수주에 성공했다. 이는 올해 수주목표(157억4000만 달러)의 62.2%인 97억9000만 달러(76척)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조선 업체들의 LNG 운반선 수주가 시장 기대치를 부합하고 있는 가운데 컨테이너선과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수주도 기대 이상"이라며 "향후 양호한 신조선가로 좋은 물량을 수주하는 '빌더스 마켓'을 지키고 있는 한국 조선업의 전략에 동의한다"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조선업계의 경우 오랜 기간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기술력을 축적해 온 만큼 LNG 운반선과 같은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을 통해 수익선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