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전·월세 담보물이 경매로 넘어가 보증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이른바 '전세사기'가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청년층의 전월세 보증상품 이용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상품을 공급 중인 한국주택금융공사가 관련 법적 근거의 부재로 임대인 정보를 확보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사기 피해를 사전에 막기 위해 주금공 시행령을 조속히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주택금융공사로부터 확보한 '청년 전월세자금보증 보증 내역'에 따르면 보증상품이 출시된 지난 2019년부터 올해 4월까지 집행된 전월세보증 건수는 총 30만 5539건으로 집계됐다. 보증규모는 총 17조 7141억원으로 집계됐다./사진=김상문 기자
12일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주금공으로부터 확보한 '청년 전월세자금보증 보증 내역'에 따르면 보증상품이 출시된 지난 2019년부터 올해 4월까지 집행된 보증 건수는 총 30만 5539건으로 집계됐다. 보증규모는 총 17조 7141억원에 달한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 1만 3711건(공급액 6712억원), 2020년 5만 8671건(2조 9480억원), 2021년 9만 9050건(5조 8643 억원), 2022년 10만 6158건(6조 5900억원)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4개월만에 2만 7949건(1조 6406억원)을 달성했다. 4월 말 현재 이 상품 보증잔액은 10조 194억원(16만 1805건)에 달한다.
청년 전월세자금보증은 만 19~34세 청년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정책 상품으로, 전세의 경우 무주택 청년 기준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의 단독 세대주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대출한도는 2억원 이하이며, 대출금리는 은행에 따라 4.36~6.97%에 형성돼 있다.
상품 활용용도를 살펴보면 청년전세자금보증이 29만 7336건(17조 2071억원)으로 전체의 97.3%를 점유했다. 이어 대환자금보증 7408건(2.4%, 5023억원), 청년월세자금보증 795건(0.3%, 46억원)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8만 9163건(5조 517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경기도가 7만 4473건(4조 4334억원), 부산 2만 5475건(1조 3744억원), 인천 1만 5819건(9737억원) 등의 순이었다. 10건 중 6건이 수도권에서 공급된 셈이다.
문제는 이 상품이 담보로 잡은 물건들이 전세사기 위험성에 얼마나 노출돼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주금공이 제출한 '청년 전월세자금보증 이용 고객 전세사기 피해 현황'에 따르면 최근 전세 사기 (빌라왕+건축왕) 피해자는 총 19명(24억 1000 만원)에 그쳤다. 지난해 거론된 '빌라왕 전세사기'가 11건(17억 5000만원), 올해 대두된 '건축왕 전세사기'가 8건(6억 6000만원)이다.
피해자를 파악할 수 있는 게 '대환자금보증' 상품을 이용한 이용자에 국한돼서다. 이는 현행 '주금공 시행령'에 따라 전세자금보증을 이용할 경우 임대인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법적근거가 없는 까닭이다.
강 의원은 "대환자금보증 상품 누적판매 규모가 전체 상품 판매의 2.4% 수준임을 고려한다면, 나머지 '청년전세자금보증'과 '청년월세자금보증'에서의 전세사기 피해는 상당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세보증 임대인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 취급근거 마련을 위한 '한국주택금융공사법 시행령' 개정이 필요하다"며 금융위원회와 주금공에 근거 마련을 주문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를 지원하기 위해 각 업권 협회 및 금융회사와 공동으로 지난달 20일부터 매각·경매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날 경매기일이 도래한 61건을 점검한 결과, 업계 협조에 힘입어 모두 경매기일이 연기됐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앞으로도 금감원 및 각 금융업권은 채권매각 유예 및 경매기일 연기 등 전세사기 피해자를 위한 실질적 지원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