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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배터리' 성장에 경쟁 심화…한국 '텃밭' 지킬 해법은?

2023-05-18 14:48 | 조성준 기자 | abc@mediapen.com
[미디어펜=조성준 기자]중국 전기차 2차전지(배터리) 산업이 자국 내수시장을 등에 업고 빠르게 성장하면서 한국 배터리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중국은 한국의 독무대였던 유럽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며 글로벌 시장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LFP배터리 기술력을 향상하고, 소듐배터리 등 신기술을 선보이는 등 기술력 향상도 눈에 띈다.


◇ 韓 독무대였던 유럽, 中이 점유율 '야금야금'

18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의 유럽연합(EU) 배터리 시장점유율은 2020년 14.9%에서 2022년 34.0%로 2배 이상 커졌다. 반대로 같은 기간 한국의 점유율은 68.2%에서 63.5%로 줄었다. 양국 격차는 50%포인트 이상에서 30%포인트 미만으로 대폭 좁혀졌다.

중국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여파로 미국 시장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다만 유럽시장은 미국과 달리 중국 배터리의 진출을 원천차단하지 않고 있다. 최근 중국 CATL이 독일에 배터리 생산라인을 짓기로 하는 등 중국 배터리 업계는 유럽으로 적극 진출하고 있다.

CATL 독일 에르푸르트 공장./사진=CATL 제공



이와 관련해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하 연구원)은 "중국 배터리 기업의 EU에 대한 투자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 우리 기업과 점유율 경쟁이 심화했다"고 지적했다.

또 "유럽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의 제휴가 본격화되는 향후 1~2년이 판도를 좌우할 시기"라면서 "배터리는 수주 산업으로 고객 요구에 맞춘 생산 설비를 빠르게 확충할 자금력과 기술력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 저가 배터리에서 가성비 배터리로 변신

중국 배터리의 약진은 기술력에서도 도드라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싸구려에서 가성비 배터리로 업그레이드 된 LFP배터리가 있다. 한국 업체들이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에 집중하는 사이 중국은 LFP배터리로 내수 시장을 채웠다.

중국은 최근 LFP 배터리의 성능을 크게 향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CATL은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NCM과 LFP를 혼합하는 기술을 완성했다.

CATL은 이 기술을 M3P라는 새로운 배터리에 적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NCA-LFP 배터리 비교표./자료=LG에너지솔루션 제공



'소듐(나트륨) 배터리'도 눈길을 끈다. 소듐 배터리는 NCM 배터리에 비해 40% 가량 저렴하게 생산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CATL은 연내 자국 완성차 업체인 체리자동차의 iCAR 03 등 전기차 모델에 적용할 소듐배터리를 납품할 예정이다. CATL은 2년 전 "2023년부터 상업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중국 EVTank의 '중국 소듐배터리 산업 발전 백서'에 따르면,중국의 소듐 배터리의 생산량은 올해 3GWh에서 2030년 347GWh로 폭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중국에서는 CATL을 필두로 BYD, 중커하이나, 파라시스 에너지 등 최소 16곳이 대량양산 체제를 만들고 있다.


◇ 성장하는 中 배터리…대응전략 절실

과거 내수용 저가품을 만든다고 취급받던 중국이 강력한 배터리 경쟁자로 떠오르면서 한국 업계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중국은 미국의 IRA 제도에 대비해 유럽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신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독자노선을 준비 중이다.

이에 따라 중국의 방향에 대한 예측이 더 어려워진 점과 탈중국 압박으로 공급망 리스크를 안게 됐다는 점은 한국 업계의 약점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전폭적인 투자와 업계와의 유기적 소통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연구원은 한국이 중국과의 경쟁을 위해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에 나설 것과 업체들이 핵심 광물 공급망 확충할 것, 투자 세액 공제의 실효성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희영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은 "배터리는 국가 첨단전략산업이자 수출, 생산, 고용 등의 파급효과가 큰 주력산업"이라며 "앞으로 1~2년 내 EU 시장에 충분한 설비투자가 이루어지지 못하면 중국과의 경쟁에서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업이 EU 시장에서 중국 기업과 대등한 여건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배터리 산업에 대한 집중적 자금 지원과 정책적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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