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카드업황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그 불똥이 소비자에게 튀는 모양새다. 카드사들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혜택이 많은 이른바 ‘혜자카드’의 발급을 잇달아 중단하고 있다. 비용절감 필요성이 커지면서 카드 발급에 부담을 느낀다는 것이다.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오는 16일 오후 1시부터 쇼핑 특화카드로 높은 할인율을 제공하는 ‘탄탄대로 올쇼핑카드’, ‘탄탄대로 올쇼핑 티타늄카드’ 등 10종의 카드 발급을 중단한다.
앞서 KB국민카드는 3월 24일 ‘KB국민 가온부울경카드’ 등 총 29종 상품을 발급 중단한 바 있다. 이번 단종 상품에도 연회비 대비 높은 혜택을 제공하는 ‘혜자카드’가 다수 포함됐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탄탄대로 올쇼핑카드’ 등 10종은 새로운 브랜드인 위시(WE:SH)카드를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 체계 구축 및 상품관리 효율화 일환으로 발급이 종료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카드의 경우 지난달 26일 높은 교육비 혜택으로 인기를 모았던 ‘신한카드 더 레이디 클래식’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이어 ‘신한 O2O 카드’ 갱신 발급도 중단했다. 해당 카드는 스타벅스 앱 ‘사이렌오더’를 통해 주문하면 2000원씩 월 10회를 할인해주는 카드로 지난해 단종된 후 최근 갱신 발급도 중단됐다.
현대카드는 지난달 ‘제로 모바일 에디션 2’ 포인트형과 할인형 2종을 단종했다. 결제금액의 1.5%를 할인해주거나 2.5%를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등의 혜택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얻었던 카드였다.
롯데카드는 5% 할인 등 인터파크 맞춤형 할인카드인 ‘인터파크 롯데카드’와 롯데홈쇼핑 할인, 적립 혜택을 담은 ‘롯데홈쇼핑 벨리곰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하고, 최대 2% 엘포인트(L.POINT) 적립 혜택을 제공하는 ‘엘페이 롤라카드’ 등 카드상품을 단종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 등 8개 전업카드사에서 단종된 카드는 총 210종에 이른다.
카드 단종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비씨카드를 제외한 카드사 7곳에서 단종된 신용·체크카드는 △2017년 93개 △2018년 100개 △2019년과 2020년 각각 202개로 급격히 늘었고, 2021년에도 192개가 단종됐다.
카드사들은 지속된 가맹점수수료 인하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로 이 같은 조치를 취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지난 1분기 7개 전업카드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총 5725억원으로 전년 동기(7569억원) 대비 24.3% 가량 줄었다.
최근에는 삼성페이·애플페이 수수료 부과에 대한 부담감도 카드사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 3월 애플페이가 현대카드와 손잡고 국내시장에 도입된 후 삼성페이도 수수료 부과 방침을 시사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결제 건당 약 0.15%의 수수료를 내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품은 단종될 수밖에 없다”며 “하반기에도 카드업계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 같은 추세는 계속돼 비용이 많이 드는 카드 위주로 단종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