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에 이름을 올리면서 정부의 유치 준비에 활력을 더했다. 이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삼성전자의 브랜드 파워가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에 큰 힘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부산시가 유치위원회 창립총회를 열며 본격적인 부산엑스포 준비에 착수했지만, 5대 그룹 총수 중 이재용 회장이 빠지면서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왔다. 강력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진 삼성이 빠지면서 사실상 반쪽 유치위가 됐다는 우려에서다.
지난해 9월 8일 이재용 부회장이 멕시코시티에 위치한 대통령 집무실을 찾아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을 예방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당시 이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면서 지난 2017년 2월 기소돼 징역 2년 6개월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지난해 7월 형기를 마친 뒤에도 5년 간 취업 제한 족쇄에 묶여있었으나, 같은 해 광복절 특사로 복권이 되면서 자유의 몸이 됐다.
이후 ‘대통령 특사’로 지명된 이 회장은 지난해 9월 추석 연휴도 반납하고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지원 활동을 벌였다.
이 회장은 지난해 9월 8일(현지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 대통령 집무실에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es Manuel Lopez Obrador) 대통령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2030년 세계박람회가 부산에서 열릴 수 있도록 지지해 줄 것을 요청하고 삼성과 멕시코 기업들 간 중장기 협력 방안에 대해 얘기했다.
이후 같은 달 13일 파나마시티에 위치한 대통령궁에서 라우렌티노 코르티소(Laurentino Cortizo) 파나마 대통령을 만나 2030년 부산엑스포 개최를 위한 지지를 요청하고 파나마 기업들과 향후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대통령 특사로 지명되기 전인 지난해 6월에는 마르크 뤼터(Mark Rutte) 네덜란드 총리와 만나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이 회장의 의지는 삼성전자 주요 임원들에게도 전해졌다. 지난해 9월 삼성전자 CR담당이었던 이인용 사장은 피지의 수도 수바에서 열린 ‘2022 한-피지 비즈니스 포럼’의 기조연설자로 나서 부산엑스포 유치 협력을 요청했다.
삼성전자가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 외벽에 마련된 갤럭시 옥외 광고에 '2030 부산 엑스포' 로고를 포함하고 박람회 유치 활동을 알리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후 이 전 사장은 같은 달 28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디지털 브리지 포럼’에서도 기조연설을 통해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이어갔고, 10월 12일에도 서울에서 그레이스 날레디 만디사 판도 남아프리카공화국 국제협력부장관을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을 당부했다.
삼성전자 DX부문장 한종희 부회장 역시 지난해 아프리카와 스웨덴, 스페인, 오스트리아, 베트남 정부 관계자를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 협력을 요청한 바 있다. 또 지난 2월 28일 독일 출장 때도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협력를 당부했다.
삼성전자 차원에서의 유치 지원도 규모가 남달랐다. 삼성전자는 지난 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2’에서도 부산엑스포를 알리는 다양한 광고를 선보였다.
이후 지난 해 10월에는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와 함께 영국 런던 피카딜리 광장, 홍콩 엔터테인먼트 빌딩 등 전 세계 주요 랜드마크의 대형 LED 전광판을 통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 홍보 영상을 선보였다.
올해 1월 다보스포럼이 열린 스위스 다보스에서도 부산엑스포 응원 메시지를 담은 대형 디지털 옥외광고를 내걸었다.
이밖에도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국제박람회기구(BIE) 172차 총회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에서도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이어갔다.
파리 중심부에 위치한 오페라 극장 ‘오페라 가르니에’의 대형 옥외광고에 부산엑스포 로고를 선보였고, 삼성전자 프랑스법인 홈페이지와 SNS 채널에서도 ‘2030 부산 엑스포, 삼성이 응원합니다’ 영상을 상영하며 유치 분위기 조성에 힘썼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