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사진)은 "지주회사 전환 및 기업공개(IPO)는 거래소 경쟁력 강화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최 이사장은 13일 열린 기자단 하계 간담회에서 "주식의 매매수수료에만 치중된 거래소의 현재 수익 구조로는 더 이상 먹고 살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이사장은 "금융당국의 거래소 개편안과 관련해서 직원들 의견, 업계 의견 등 많이 들어 금융위원회와 정부 쪽에 전달하려고 많이 노력했다"며 "정부는 학계, 업계, 주주, 자본시장연구원 등의 의견을 듣고 거래소 개편안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해외를 다녀 보니 한국거래소의 규모는 10위권인데 지배구조와 운영구조가 다른 나라에 비해 뒤떨어졌다"며 "공공기관으로 묶여 있고 정부의 통제를 받다 보니 이렇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 구조로 전환하고, '한국거래소지주'(가칭) 아래 코스피와 코스닥, 파생상품시장을 자회사 형태로 두는 거래소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거래소는 올해 하반기 중 거래소지주회사 도입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하고, 이르면 내년 말까지 지주회사 전환 및 IPO를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거래소로 도약하면 자본시장 체계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다.
앞으로 거래소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 코스닥이 자회사로 분리되면 코스닥과 코넥스의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 육성 역할이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거래소는 올해 코스피시장에 20개사, 코스닥시장에 100개사, 코넥스시장에 100개사 등 총 220개사 이상을 상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 이사장은 "기술력 있는 기업이라면 적자기업이라도 코스닥 상장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며 "일본의 제도를 거래소 직원들이 보고 왔는데 이를 토대로 하반기 내 코스닥 상장규정에 대한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들어 정부는 한국 성장의 견인차로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많이 키워서 성장의 축 중 하나로 가져가려 한다"며 "정부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양축으로 한 쌍두마차 체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코스닥 분리 시 적자가 날 수도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거래대금이 확보된다면 수익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최 이사장은 "지난해처럼 코스닥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이 2조원에 머무르면 적자가 나지만 최근처럼 4조원 이상 거래될 때는 흑자"라며 "3조3000억원 이상이면 흑자가 나는 구조"라고 풀이했다.
이어 "현 시스템에서는 코스닥이 돈을 못 벌면 코스피가 대신 더 벌어주고, 코스피가 돈을 못 벌면 파생상품시장에서 메워주는 구조가 가능했다"며 "그러나 시장에 독립성을 부여하고 경쟁을 붙이면 시장별로 사활을 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 벤처기업이 거의 3만개 있는데, 올해처럼 매년 100개 정도만 상장된다고 하면 코스닥 거래량은 충분히 확보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한, 최 이사장은 코스닥시장을 크라우드펀딩 플랫폼과의 연계 등 모험자본과 연결 지을 경우 사업 영역이 얼마든지 확장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정부당국과 증권회사 등 이해당사자가 대체거래소(ATS) 설립과 관련해 계속 회의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증권사별로 200억~300억 출자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