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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유재석급 양띵·대도서관…'마리텔'도 반했다

2015-07-28 14:41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 심상민 성신여대 교수
양띵이 유명해? 대도서관이 더 나아?
뭔 말인지 모르시겠다면 미디어 콘텐츠 현장에서 좀 밀려나 멀어져 있다는 반증이시다. 유투브 스타이기도 한 양띵이 누구냐면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 바닥의 아이유나 유재석 쯤 되는 요즘 대세 인물이다. 본명은 양지영. 아프리카TV 에서 양띵(YD)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했다.

띨띨하다는 별명 때문에 '양띨띨' 이란 닉네임을 사용하다 '양띵'으로 바꿨다 한다. 주로 마인크래프트 라는 게임 관련 방송을 진행 한다. 2012년 에는 아프리카 TV 방송대상 일반부문 대상을 수상했고 현재 MCN 전문 사업자 트레저헌터와 협찬을 맺어 양띵TV라는 앱을 서비스 중이다.

여기 신조어 MCN은 ‘Multi Channel Network’ 줄임말로 다중 채널 네트워크라고도 하는 개인 창작자 놀이터로서 미디어라고 할 만하다. 주로 아마추어 개인이 유투브나 한국의 아프리카TV, 판도라TV 같은 동영상 포털에 올리는 게임 중계, 메이크업 비법, 태권도 등 마샬 아츠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곧 MCN이다.

TV 영상으로 치면 지상파라는 제 1섹터, 케이블과 IPTV, 위성과 같은 유료방송 제 2섹터에 뒤 이어 미국의 유투브나 중국의 요쿠 투도우 같은 동영상 포털에서 파생된 3.5 섹터 쯤 되는 신규 영역이다. 이 신대륙의 미친 존재감인 양띵이나 역시 게임 방송을 하는 대도서관(본명 나동현) 같은 새 인물들이 MCN 세계 유재석, 아이유가 되어 대안 문화를 지금 주도하며 세계를 질주하고 있다.

속되게는 이들 MCN 슈퍼스타들이 한 달에 5천만 원을 벌어들인다거나 미국에서 디즈니가 2014년 MCN 전문회사 메이커 스튜디오를 1조원에 사들인 뉴스 때문에 떠들썩했었다. 인수 당시 메이커 스튜디오는 10대부터 그들의 부모 세대까지를 겨냥해 게임과 스포츠, 음악, 패션, 뷰티, 만화 등의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해 4억 명의 고정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었다. 소셜 미디어 피로감을 호소하며 기존 페이스북이나 유투브를 이탈하는 미디어 대 탈주가 결국 디즈니로 하여금 MCN 트렌드를 방송의 미래라고 판단케 만든 스토리다.

디즈니뿐만 아니라 드림웍스도 어섬니스TV라는 MCN사업자를 인수했고 전통 미디어 복합그룹 타임워너와 바이어컴도 지분 투자나 펀딩 방식으로 MCN사업에 뛰어들었다. 한국에서도 CJ E&M이 선도적으로 MCN 사업에 공을 들였고 올 5월에 ‘세계로 가는 1인 방송국’을 기치로 MCN의 인터넷, 모바일 전용채널인 다이아 TV를 론칭하였다.

   
▲ 마이리틀텔레비전에 출연한 신세경과 종이접기 아저씨 김영만./사진=MBC 캡처
KBS도 움직였다. 1인 창작자가 콘텐츠를 만들어 서비스할 수 있는 예티스튜디오를 시작했고 이미 MCN 성격 소셜 미디어 프로그램인 <마이리틀텔레비전(마리텔)>으로 치고 나간 MBC도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SBS가 ‘자신있게 내놓은 자식들’이라 홍보하는 스브스뉴스 또한 학생 인턴 등이 자유롭게 제작해 올리는 MCN 파생상품에 해당한다.

이 MCN이라는 새 미디어가 불어넣어주는 새 기운은 날로 커지고 있다. 단순히 참신한 콘텐츠를 내보인다는 비즈니스 모델로서 그치는 게 아니라 방송영상산업 인력양성, 고용절벽에 내몰린 청년 취업, 혁신에 목마른 창조경제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지난 7월 24~25일 이틀간 미래창조과학부가 개최한 ‘방송영상 융합형콘텐츠 X-캠프’가 좋은 예다. 1박2일 MT 분위기로 열린 이 행사에는 1인 크리에이터라고 이름 붙인 40개 팀과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한 서포터스 20여명이 참가해 상상하고 협업하고 만들고 퍼뜨리는 콘텐츠 창작 실험에 몰두했다. 1인 창작자 또는 크레이이터 팀은 미리 ‘글로벌 창의콘텐츠 크리에이터 공모전’에서 선발한 110개 팀 가운데서 다시 기획안 선발 대회를 거쳐 최종 40개로 추려냈다 한다.
 
미래부와 행사 주최기관인 한국전파진흥협회와 한국독립PD협회 실무자들은 “기획과 음원 등 빅데이트 활용 방법 등을 익혀 융합형 콘텐츠 제작능력을 향상시킨다는 목적으로 전문가 서포터스가 함께 참여하는 캠프를 열게 되었다”고 설명해 주었다. 순수 아마추어들이 대부분인 1인 크리에이터 창작자들이 ‘성형탐정 유레카’, ‘대한민국 미술관’, ‘뮤직 드라마’, 드림 쿠킹‘과 같은 콘텐츠 작품들을 내놓으면 KBS, JTBC, CJ E&M, 다음카카오, 아프리카TV, 벤처스퀘어 등의 미디어 비즈니스 전문가들이 따라 붙어 혁신 신상품 콘텐츠로 격상시켜나가는 공정이다.

대한민국 MT의 전당 강촌에서 열린 이번 ‘방송영상 융합형콘텐츠 X-캠프’ 현장 분위기는 시작 때 조금 어색했지만 이내 짜릿짜릿하고 날카롭게 번득여 나갔다. 2년 전 CJ E&M이 캐냈던 MCN 콘텐츠 <K 타이거즈> 같은 글로벌 성공 보석이 또 나올 것만 같은 긴장감이 한여름 밤을 싸늘하게 몰아갈 정도였다.

이미 슈퍼스타 K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 등으로 정평이 난 CJ E&M 입장으로서는 MCN 채널 브랜드로 내세운 다이아 TV라는 표현 그대로 밀림숲 속에 숨은 다이아몬드 원석을 채굴한다는 팽팽한 긴장감까지 더해졌던 뜻 깊은 창조경제 캠프였다.

이러한 ‘방송영상 융합형콘텐츠 X-캠프’ 노력이 일회성 이벤트로 그치기보다는 제대로 탄력을 받아 좁게는 미디어 혁신으로, 크게는 청년고용과 사회 전반 무기력증을 해소하는 창조경제 새 엔진으로 발돋움하길 바란다. 때마침 아놀드 슈와제네거가 MCN 채널 머시니마에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영화 홍보영상을 공개하는 등 할리우드 기성 문화권력자들도 젊고 혁신적인 MCN 미디어로 속속 모여들고 있다.

한국에서도 가수 윤종신이 아프리카TV와 손잡고 MCN 신인 발굴에 나섰다 한다. 절찬리 방영중인 MBC 무한도전 ‘무도 가요제’ 또한 MCN 스타일로 광범위한 협업과 집체 창작을 선보이고 있다. 27일 밤 SBS 힐링캠프도 개편 후 첫방을 통해 500인 MC와 1인 게스트(배우 황정민)라는 MCN 느낌 응용 포맷을 채택해서 아주 신선한 반응을 얻었다.

MCN과 같은 미디어 시장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예의 주시하더니 지체 없이 거대 방송사업자가 거리낌 없이 뛰어들고 거기에다 아주 또 선제적이면서도 적절하게 정부가 ‘방송영상 융합형콘텐츠 X-캠프’와 같은 지원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모양새는 정말 보기에도 흐뭇하다.

우리 사회가 임금피크제도 하고 노동개혁도 하는 한 쪽 방향 비전과 전략이외에도 서비스산업, 미디어 소프트 파워 부문에서 MCN 사업과 정책 같은 꿈나무를 심는다는 다양한 실천이 참 중요하다고 본다. 임금피크제로 하는 고용창출이 제로섬 게임이라면 MCN 사업으로 수많은 미디어 콘텐츠 장이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말 그대로 파이를 크게 키우는 창조적 작업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MCN 미디어 비즈니스를 관찰하노라면 과연 유재석이나 아놀드 슈와제네거 같은 기성 문화 권력들만이 영원할 순 없고 자연스럽게 새 인물 새 브랜드로 넘어가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그렇게 젊은 피와 창조적 파괴하는 의지, 혁신 감성이 미디어산업 곳곳에 잘 돌 수 있어야 지속가능하고 강건한 미디어 경제가 유지될 수 있음이다.

양띵, 대도서관 같은 미디어 신인류가 개척한 MCN 사업을 돌보고 키우는 과업에 정부와 미디어 리더 기업들이 합심하여 좀 더 헌신하기를 소망한다.
순수 오리지널 창작 콘텐츠가 청년들의 자존감을 높이고 기를 살려 ‘청년 실업보다 더한 청년 실신’이라는 말이 더 이상 나돌지 않도록.  /심상민 성신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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