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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구도의 변화…풍랑 맞은 롯데, 신격호의 결정은?

2015-07-30 08:02 | 신진주 기자 | newpearl09@mediapen.com

오랜 시간동안 롯데의 후계자 선정은 미스테리였다. 그동안 신격호 총괄회장은 자신의 후계자를 명확히 지목하지 않았다. 지난 1월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일본 롯데그룹을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한국 롯데는 차남 신동빈 회장에게 맡기며 양국 이원화 체계 구축했던 롯데 성곽이 무너졌다. 장남 신 전 부회장을 일본 롯데그룹의 여러 계열사 임원과 이사직에서 해임하면서 롯데그룹의 후계자 자리를 차남 신 회장에게 넘기는 듯 했다. 미래 롯데그룹을 책임질 수장에 신 회장의 입지가 굳건해지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장자의 난이 발생했다. 신 전 부회장이 신 총괄회장을 대동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롯데의 지배구조 상위에 있는 롯데홀딩스 이사인 신 회장을 사임하고 5명의 이사진을 해임했다. 신 회장은 하루만에 반격에 나서 신 총괄회장을 명예회장에 추대하면서 일선에서 물러나게 했다. 세간에는 이를 두고 형제의 난, 쿠테타 등을 규정하고 롯데가의 경영권 다툼으로 확산시켰다. 어쩌면 롯데 경영권 분쟁의 서막이 오르는 순간일 수 있다. 형제간 파워게임에 신 총괄회장은 자의든 타의든 67년의 최장수 오너의 길을 내려놓게 됐다. '껌의 신화'라 불리던 신 총괄회장의 성공신화와 롯데그룹의 차기 후계자 구도의 미래를 그려본다.  -편집자 주-

[롯데家 형제드라마 ②]‘신동주 vs 신동빈’ 롯데 후계자 안갯 속…팽팽한 지분 '용호상박'

[미디어펜=신진주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선택은 누구일까. 작년 베일에 가려졌던 롯데그룹의 후계자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은 일본 롯데는 장남이, 한국롯데는 차남이 경영 하도록 일종의 룰을 만들었다. 지난해 말부터 롯데 후계 구도 그림의 변화가 시작됐다.

   
▲ 좌측부터 신격호 롯데 총괄 회장, 신동주 전 부회장, 신동빈 회장.
지난 연말 주요 직책에서 연달아 해임되면서 본격화됐다. 롯데가(家) 후계구도가 요동치기 시작한 것은 2014년 12월26일. 당시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었던 신동주가 일본 롯데 부회장과, 롯데상사 사장, 롯데아이스 이사 등 임원에서 갑작스럽게 해임됐다.

장남의 자회사 임원 해임은 일본 롯데가 사업실적이 부진해 장남이 창업주의 눈밖에 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게 했다. 눈부신 성장을 거듭한 한국롯데를 이끈 차남이 롯데를 이어갈 후임자라는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아버지로부터 경영능력과 신임을 받았기 때문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의 입지는 올해 초 더욱 작아졌다. 올 1윌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 총회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이사직 해임을 결의, 승인했기 때문이다. 일본롯데홀딩스는 한국과 일본의 롯데그룹을 지배하는 회사로 그의 해임은 재계의 큰 관심을 불러 모았다.

차남인 신동빈 회장이 한국을 비롯해 일본까지 영향력을 확대해 한일 양국을 통치할 가능성에 힘이 실렸다.

당시 신동빈 회장은 “회장님이 하신 일이라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이 축출된 것은 자신의 뜻과 무관하며,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이 전적으로 한 것이라고 해명한 것이다.

이달 16일 신동빈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정기이사회에서 대표이사에 오른다. 롯데의 지배구조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광윤사-롯데홀딩스-호텔롯데-롯데쇼핑 등 국내 계열사'로 이어지는데, 롯데홀딩스를 신동빈 회장이 맡으면서 후계자 구도에 더 가까워 졌다.

이때도 신동빈 회장은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한국과 일본의 롯데사업을 모두 책임지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신동빈 체제’가 굳혀졌다는 평가를 받던 중, 예상치 못했던 형의 선제 공격이 발생했다.

아버지를 대동해 지난 28일 돌연 일본으로 건너가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대표이사 6명을 해임시킨 것이다. 하지만 다음날 역공을 당해 장남의 반격은 실패로 끝이 났다.

이렇듯 ‘형제들의 밥그릇 다툼’이 발생한데는 두 사람의 지분이 팽팽하기 때문이다. 한국롯데의 지분 뿐만 아니라 이번 싸움의 핵심인 일본롯데홀딩스의 지분 역시 비슷하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28%, 신동주 전 부회장이 20.5% (추정), 신동빈 회장 19.1%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27%는 ‘광윤사’가 갖고 있다.

따라서 이번 ‘형제의 난’은 신동빈 회장의 승리로 볼 수 있으나 광윤사의 최대 주주인 아버지 신격호가 어느 아들의 편을 들 것이냐에 따라 후계구도가 결정될 수 있다.

한편 광윤사는 67년도 설립된 일본롯데 포장재 회사로, 현재 매출은 3000억~4000억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장회사이기 때문에 정확한 지분 상황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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