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국내 유일의 중화권 증권사인 유안타증권의 서명석 사장(사진)이 최근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중국 증시를 적극 변호하고 나섰다.
서 사장은 5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지수 하락에 따른 중국 정부 개입에 대해 서구 언론이 중국 주식시장의 후진성을 조롱하고 있지만 과거 선진국의 사례를 봐도 증시 위기 상황에서 정부 개입은 일반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주가가 급락하자 인민은행을 동원해 주식을 매입하고, 신주 발행과 기업공개(IPO) 금지, 절반에 가까운 주식을 거래 정지하는 등 인위적으로 개입한 바 있다. 하지만 잠시 안정을 찾는 듯 했던 증시가 다시 폭락하면서 파이낸셜타임스(FT)를 비롯한 서구 언론이 이를 비판했고 중국 증시에 대한 신뢰가 약해진 측면이 있었다.
서 사장은 “일본은 1960년대 중반에 증시안정기금 조성을 통해 시가총액의 5.1%까지 매수했고, 우리나라도 1989년 재무부가 발권력을 이용한 무제한 주식 매입을 선언했다”며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 금지, AIG 등 개별 기업에 대한 구제금융자금 지원, 양적완화를 통한 경기부양책을 사용했고, 유럽 역시 2010년 위기 상황에서 개별 국가별로 주식 공매도를 일시적으로 불허했다” 설명했다.
그는 “아직 중국은 주식시장의 역사가 25년 내외로 짧기 때문에 3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선진국의 시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며 “중국 자본시장은 성장통을 겪고 있고 계속 발전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중국 증시의 버블 논란에 관해서도 오히려 긍정적인 현상을 해석했다.
서 사장은 “과거 네덜란드의 튤립 버블, 미국의 1999년 IT버블 등이 있었으나 이후 네덜란드는 유럽 최대 화훼국가로 탄생했고 미국은 애플,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을 얻게 됐다”며 “중국은 2007년 증시 버블을 딛고 G2(미국·중국) 국가가 됐고 현재도 버블 논란의 중심에 있으나 2030년에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서 사장은 “미국 등 서방에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이끌며 미국과 패권을 다투는 중국이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다”며 “서방 언론의 중국에 대한 비판도 정치적인 측면에서 해석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이 정부주도 투자와 인구통제, 선도그룹 육성, 부정부패 척결 등 한국의 성장스토리를 그대로 따라오는 점도 중국 경제와 증시가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근거라고 말했다.
또 서 사장은 자본시장의 발전은 지수의 절대 수준보다는 시가총액 수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경우 고성장 국면이 마무리되던 2000년대 들어 지수가 본격적으로 상승했다. 중국도 마찬가지로 성장률이 안정화되는 국면에서 지수의 레벨업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지수가 정체되는 국면에서도 시가총액은 꾸준히 중가하고 개별 종목 중에서는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서 사장은 중국 증시의 하반기 지수에 대해선 “3500선이 저점이라고 판단한다. 4500까지는 다시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6100포인트도 뚫고 올라가는 흐름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