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26일, 검사를 검사하는 변호사 모임(검사검사)으로부터 공수처에 고발당했다. 검찰 특수활동비 사용 내역을 불법적으로 은폐했다는 혐의 등이다. 검사검사는 야권 성향 변호사 10여명으로 구성된 단체다.
검사검사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동훈 법무부장관, 이원석 검찰총장, 그리고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과 성명불상의 검사들을 공수처에 고발한다”라며 “주요 혐의는 크게 세 가지로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공공기록물관리에관한법률위반”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오동현 검사검사 대표 및 김기영 변호사, 이덕춘 변호사 등 4인이 참석했다.
오동현 검사를 검사하는 변호사 모임(검사검사) 대표가 10월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검찰 특활비 의혹에 대한 공수처의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법 앞의 평등은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라면서 “법 앞에선 그 누구도 차별받아서도, 특권을 누려서도 안 된다. 하지만 일부 정치 검사들과 검사 출신 정치인들이 법을 오남용하며 특권을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알량한 법 지식과 수사권, 기소독점권을 무기로 정치를 조롱하고 모욕하며 법치주의를 형해화하고 있다”면서 “저희는 이것이 오늘날 한국 민주주의가 직면한 가장 큰 폐해이자 반드시 근절해야 할 ‘대(對)국민 갑질’이라고 생각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사들도 검사받아야 한다. 공수처 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국회 탄핵제도는 너무나 제한적이다. 결국 시민들이 나서야 한다”면서 “지금은 비록 저희 변호사들이 먼저 시작하지만 대대적인 시민운동에 의한 집단지성으로 검찰이 정의와 인권 보호라는 본래의 사명에 충실한 기관으로 거듭날 때까지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검사들을 검사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더불어 이들은 “바라건대 공수처는 즉각적으로 수사에 착수해 더 이상 국민 여러분들의 피땀 어린 세금이 검찰의 주머니 돈으로 전락하는 일을 막아주시기 바란다”며 “그 누구도 신성한 법을 무기로 갑질하지 못하도록 해주시기 바란다”고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또 “저희는 오늘 이 고발이 끝이 아니라 시작임을 분명히 해둔다”면서 “지금 당장은 특활비 사용 정보공개 과정에서의 위법한 행위에 대한 검사지만 그 사용내역과 관련된 검사도 반드시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출범한 검사검사는 검사의 불법 행위 등을 감시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한 활동에 본격 돌입할 계획이다. 오동현 검사검사 대표는 “검사검사는 변호사를 위주로 출범했지만, 향후에는 시민들과 함께 검사들의 일탈행위를 검사해 나갈 것”이라며 “오늘 출범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면서 “궁극적 목표는 우리의 존재 이유가 사라져 해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