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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리스크' 카카오, 계열사 나비효과 어디까지?

2023-10-26 14:06 | 이원우 차장 | wonwoops@mediapen.com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금융당국이 카카오 경영진의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시세조종 의혹 수사에 박차를 가하면서 이번 사태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가 증권업계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카카오 법인도 처벌 대상으로 오른 만큼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작년 10월24일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카카오 서비스 장애와 관련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모습. /사진=김상문 기자



26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이날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투자전략실장 A씨,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전략투자부문장 B씨 등 3명과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법인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에스엠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시세를 조종한 의혹을 받는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경우 일단 송치 대상에서 빠졌다. 하지만 계속 조사를 받기 때문에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여지가 있다. 특사경은 "나머지 피의자들에 대한 시세조종 공모 정황이 확인됨에 따라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게 수사하여 추가 송치할 예정"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특사경 조사에 의하면 이들은 지난 2월 에스엠 경영권 인수전 경쟁 상대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약 2400억원을 투입해 에스엠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에 주식 대량보유 보고를 누락한 혐의도 있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본인이나 특별관계자가 보유하는 주식의 합이 발행주식 등의 5% 이상이 될 경우 이를 5영업일 이내에 금융위원회 등에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검찰 송치 시점이 이날로 잡힌 맥락에도 가볍지 않은 무게가 실린다. 오는 27일엔 금융위원회‧금감원에 대한 종합감사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결국 국정감사 하루 전인 이날 검찰 송치가 이뤄졌다. 국감 현장에서도 관련 언급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카카오 등에 대한) 법인 처벌 여부에 대해서 적극적이고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불법 거래를 통한 경제적 이득을 박탈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 원장이 언급한 ‘경제적 이득 박탈’의 나비효과는 생각보다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당장 카카오가 최대주주로 있는 카카오뱅크의 경우가 복잡해졌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 27.17%를 들고 있는 최대주주로, 카카오 법인이 금융사건으로 처벌 받을 경우 대주주적격성을 충족하지 못해 카카오뱅크 지분을 최대 10%만 보유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카카오보다 단 1주 적은 2대주주 한국투자증권이 새로운 최대 주주가 된다. 문제는 한투증권과 모회사 한국금융지수 역시 금융회사라는 점이다. 특히 한국금융지수가 은행의 최대주주가 될 경우 회사 성격이 ‘은행지주회사’로 재분류되면서 현행 대비 금융규제 수위가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결국 카카오 사태가 진행되면서 카뱅의 최대주주 자리를 누가 차지할 것인지에 따라서도 업계 지각변동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김범수 센터장의 경우 구속영장 신청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어 사태는 이제 초입에 불과한 것 같다”고 우려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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