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LG전자-대우조선해양, 실적에 위안화까지 “나 어떡해”

2015-08-14 09:48 | 김지호 기자 | better502@mediapen.com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최근 증시에서 연일 신저가를 기록하면서 주가가 ‘부진의 늪’에 빠진 LG전자와 대우조선해양이 언제나 언제 크게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두 종목은 국제유가 하락 등 업황부진으로 부진한 주가흐름을 보이면서 투자자의 속을 썩여왔다. 여기에 9월로 예정된 미국의 금리인상에 이어 중국이 기습적으로 위안화를 평가절하하면서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LG전자, 스마트폰 부진에 ‘직격탄’

   
▲ 올 2분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본부를 힘들게 만든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G4/사진=LG전자
LG전자의 주가는 종가기준으로 5만8800원으로 올해 장을 시작해 지난 1월 27일에는 6만4300원까지 올랐다. 주가가 약세를 보이긴 했지만 6월 24일까지만 해도 5만800원으로 5만선을 지켜냈다. 이후 부진한 2분기 실적발표를 계기로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면서 주가가 장중 2003년 이후 무려 12년여 만에 3만원선으로 떨어지는 등 연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올 들어 LG전자 주가가 강한 반등세를 보인 것은 구글의 인수설이 퍼진 7월 27일 단 하루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LG전자가 공식적으로 부인하면서 주가 상승동력을 완전히 잃어버린 모습이다.

LG전자는 지난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3조9257억원, 영업이익 244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무려 60%나 줄었다. 무엇보다 스마트폰 쪽이 좋지 않았다. 스마트폰(Mobile Communications) 사업본부의 경우 야심차게 전략 스마트폰인 ‘G4’를 출시했지만 매출액 3조6484억원에 영업이익이 단 2억원에 그쳤다.

초라한 스마트폰 사업 영업이익에 LG전자 측은 “애플이 아이폰6 화면 크기를 확대하면서 안드로이드폰 진영을 침범한 탓”이라고 옹색한 변명을 해 더욱 빈축을 사기도 했다.

3분기에도 스마트폰과 TV 등 LG전자의 실적을 개선시켜 줄만한 뾰족한 수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위안화 평가절하로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그나마 중국의 LG전자 스마트폰 판매비중이 워낙 낮다는 점이 위안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준희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주가를 끌어올릴만한 촉매제 역할을 할 아이템이 없는 상황이다. 가전 쪽은 보편화된 기술로 큰 차별성이 없고 전기차 부품사업도 3년이나 지나야 거우 이익이 남을 정도다”며 “언제 LG전자의 주가가 회복될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LG전자의 주가가 지나치게 떨어졌다는 인식이 조금이나마 확산되고 있는 점만큼은 희망적이다. 최근 이혜웅 부사장 등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시장에 LG전자의 주가가 바닥에 다다랐다는 긍정적 신호를 주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투자나 분석 대상도 아냐?

   
▲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조선·해양과 무관한 자회사와 자산을 모두 매각하기로 하는 강수를 둔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사진=대우조선해양

2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조선주는 LG전자보다 더 심각하다. 지난 2분기에 대우조선해양은 3조원대의 영업손실을 냈다. 삼성중공업은 1조5481억원, 현대중공업은 171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조선 빅3’ 3사가 전체 상장사의 영업이익 5조원을 날려먹은 셈이다. 2011년을 전후해 집중적으로 수주한 대형 해양플랜트가 기술력 부진 등으로 공정이 지연되면서 고스란히 손실로 돌아온 때문이다.

아직도 이들 조선 3사에는 수십조원 규모의 해양플랜트 수주 잔량이 남아있어 잠재적인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가장 큰 적자폭을 기록한 대우조선해양은 분식회계 논란이 불거질 정도로 회계에 대규모 손실이 급작스럽게 반영된다는 점에서 투자자에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조선주에 대해서는 “아직 투자대상이 아니다”라는 평가가 중론이다. 여기에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까지 겹치면서 중국 조선사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장기적으로는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주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위안화 평가절하에 따른 중국경기 회복은 우호적일 수 있다. 원화도 함께 약세로 가고 있어 국내 수출기업에는 큰 타격이 없을 것을 보인다”면서도 “조선업종은 신규수주가 나타나는 시점이 돼야 매수가 가능해질 것이다. 지금은 공격적으로 매수에 나설 때는 아니다”고 조언했다.

다만, 조선 3사가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긍정적인 요소다. 대우조선해양은 임원을 비롯한 부장급 이상 고직급자를 대상으로 인력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이달 중 대상자를 선정해 9월 말까지 절차를 마무리하면 전체 인원과 조직의 30%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선·해양사업과 무관한 자회사는 전부 정리하고 비핵심자산은 서울 본사 사옥을 포함해 모두 매각키로 하는 등 초강수를 뒀다.

여기에 혈세투입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다양한 자본확충 방안을 고민 중인 것도 대우조선해양 주가에는 호재다. 대우조선해양이 자금수혈에 성공한다면 주가 흐름은 현재와는 전혀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실사를 최대한 단축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알려진 것처럼 유상증자나 출자전환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이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수의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대우조선해양의 주가 전망을 중단한 상태다. 불확실성이 너무 커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에 큰 변수가 많이 남아 있어 할 말이 없다”고 전했다.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