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주 ING은행 서울지점 수석이코노미스트./사진=ING은행 제공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식료품과 휘발유의 영향으로 둔화세를 보인 가운데, 유럽계 금융그룹 ING가 내년 초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이 2%대로 회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한국은행이 인플레이션 우려에서 벗어나 내년 2분기께 시장금리 인하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15일 ING에 따르면 11월 국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3% 올랐다. 이는 10월의 3.8%, 시장 추정치(컨센서스) 3.5%보다 낮은 수치다. 이처럼 물가 상승률이 줄어든 원인으로는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 하락이 꼽힌다.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3.0% 상승했다.
11월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0.6%(원계열 기준) 하락했다. 공공요금(전기·가스·수도)과 서비스 물가는 10월 대비 변동이 없었고, 농축수산물(-4.9%)과 공업제품(-0.3%) 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ING는 11월 물가 하락 배경으로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했다. 채소류 가격은 10.3% 하락했는데, 정부의 비축 물량 공급과 상품권 지급 영향이 컸다. 석유 가격도 3.5% 하락했는데, 이는 국제유가 하락과 정부의 유류세 인하 프로그램 연장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내년 초에는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2%대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ING는 내년에도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 요소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예측했다. 정부의 각종 지원 프로그램이 수개월 내로 종료되면 이에 따른 반등이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상황적 요인 여파로 내년도 한은의 금리인하 시기는 ING의 현 전망치인 2분기보다 늦어질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강민주 ING은행 서울지점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행의 매파적 스탠스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내년에 금리인하를 서둘러 선반영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며 "긴축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의 수요 측면과 경제 성장을 억제하기 때문에 2024년 2분기께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행의 정책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가계부채 및 증가 속도가 거시 경제에 미치는 요인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며 지난달 정부의 시설자금 대출 프로그램이 종료되고 부동산 가격에 대한 시장 심리가 위축됐다"며 "이에 따라 향후 몇 달 동안은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