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미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 기업인 글로벌파운드리스에 대한 보조금 지원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내 기업인 삼성과 SK를 비롯해 TSMC, 인텔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향후 지원 규모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19일(현지시간) 미국의 반도체 기업 글로벌파운드리스의 뉴욕주·버몬트주 신규 설비 투자 및 증설을 위해 15억 달러(약 2조40억 원)를 지원하기 위한 예비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생산라인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제공
최종 협약은 실사를 거쳐 확정되며 지원금은 설비 투자가 진행됨에 따라 단계별로 투입될 예정이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지원을 통해 생산된 반도체는 현재 전적으로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미국의 자동차 및 항공 산업의 반도체 공급망에 안정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팬데믹을 거치며 미국의 자동차 업계는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셧다운 상황으로 고통받아야 했다”며 “오늘 지원으로 그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원은 미국에서 지난 2022년 반도체법 발효 이후 반도체 기업에 대한 세 번째 보조금 지원 계획이면서, 첫 대규모 지원 사업이다.
이에 따라 삼성을 비롯해 TSMC, 인텔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향후 지원 규모 및 구체적인 적용 방안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발표는 미국의 반도체 산업 부활을 위해 마련된 반도체법 제정 이후 첫 대규모 지원”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글로벌파운드리스를 시작으로 인텔과 대만기업 TSMC,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의 첨단 설비투자에 대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지원이 속속 공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다음 달 7일 예정된 바이든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 마지막 국정 연설 이전에 주요 지원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미국은 지난 2022년 반도체 등 핵심 산업에 있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반도체 보조금(390억 달러)과 연구개발(R&D) 지원금(132억 달러) 등 5년간 총 527억 달러(75조5000억 원)를 지원하는 반도체법을 제정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기업을 비롯해 170여 개에 달하는 반도체 업체들이 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기 위해 460개 이상의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당 법률에는 1억5000만 달러(약 2000억 원) 이상 보조금을 받는 기업이 초과 이익을 낼 경우 보조금의 최대 75%를 미국 정부와 공유해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논란이 됐다.
또 중국 공장 증설 제한, 상세한 회계 자료 제출 등의 요건도 포함돼 있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불리한 조항이라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과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SK하이닉스는 중국 다롄에 낸드플래시 공장을 보유 중이기 때문이다.
이에 보조금 협상 과정에서 구체적인 세부 요건을 어떻게 확정 짓느냐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부분은 기업이 직접 나서기 보단 외교로 풀어야 할 부분이어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올해 재선에 도전하면서 반도체 법을 자신의 주요 성과로 내세워 왔기 때문에, 자국 기업 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에 대한 지원 방안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최근 수요 둔화가 이어지면서 새 공장 증설 등 투자에 대한 부담이 있어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