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우석 문화평론가 |
온세상이 좌편향인데, 교회라고 온전할까?
강연 직후 물어보니 조우석의 이름으로 된 미디어펜 칼럼이나 ‘정규재TV’의 돌직구 강의 등을 관심있게 체크해온 청중도 없지 않았다. 뜻밖의 이런 관심은 최근 10~20년 내 한국교회 내부가 빠르게 좌편향이 진행됐기 때문에 생긴 역설적인 부산물이자, 의미있는 반작용이었다.
에스더기도운동은 비정치적 단체다. 단 본래의 목표인 북한 구원과 해외선교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라면 교회 내부까지 침투한 종북좌파에 맞서지 않을 수 없다는 인식을 분명히 갖고 있다.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교회 자체가 무너져 내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그들의 관심은 교회의 안과 밖을 아우른다.
온통 반(反)대한민국 심리 속에 “헬조선(지옥조선)”을 외쳐대는 대형포털, 걸핏하면 ‘개독교’를 조롱하는 반(反)기독교의 물결에 맞서 ‘인터넷 영적 전쟁’을 선포하고 근현대사아카데미를 개설한 것도 그 맥락이다. 에스더기도운동을 설립한 게 2007년인데, 당시가 광우병 파동 한 해 전의 상황이다.
▲ ‘에스더기도운동’이란 북한 구원과 해외선교를 목표로 하는 기독교운동가그룹으로 비정치적 단체다. |
1970년대 양적팽창 이후 찾아온 불길한 징후들
교회는 그래서 성장했다. 1970년대 한국교회의 폭발적 성장에 온세상이, 지구촌 전체가 놀랐다. 자연스레 양적 팽창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았으나, 지금 생각하면 이 빅뱅도 잠시잠깐이었다. 잠시잠깐? 맞다. 교회의 팽창은 당시 개발연대 한국사회의 빅뱅현상과 구조가 같은데, 어느 날 갑자기 교회가 예전 같지 않다는 소리가 점차 들려왔다.
교회 공동화 현상, 신자들의 고령화, 신자가 없는 교회 건물의 부동산 매각 소식 등이 줄줄이 들리던 게 2000년대 초반. 이런 외형 변화와 함께 또 다른 불길한 소리가 들려왔다. 크고 작은 교회가 개혁세력으로 위장한 종북좌파들에 의해 흔들리고 있다는 풍문이 현실로 나타났다.
▲ ‘동성애차별금지법’ 철폐를 요구하고 있는 기독교운동가그룹 에스더기도운동. |
민주화 항쟁 87년 체제가 문제다
좌파 국사학자인 이만열 교수, 중립적인 듯 보이는 철학자 손봉호 교수 등도 이런 흐름을 추인하거나 대세로 따르고 있는 게 지금의 형편이다. 담대하게 “노!”의 목소리를 내는 이는 드물다. 그걸 지적하고 나서면 “수구꼴통 교인”이란 손가락질이 돌아온다.
이미 신학대학교 교양 커리큘럼까지, 특히 교양선택 과목은 ‘의식화의 스승’ 리영희 류의 왜곡된 지식정보로 짜여져 있다. 교회-신학-교인의 세 가지 요소가 내부 붕괴의 위기에 처한 게 지금이다. 지금 상황은 교회위기 차원만이 아니다.
즉 배후엔 서울시장 박원순과 국가인권위원회가 있다. 저들은 정치적 올바름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집요하게 ‘동성애차별금지법’을 추진해오고 있는데, 그건 국가 전복에 준하는 일이다. 종북좌파는 정치투쟁 못지않게 서구의 68혁명 같은 걸 통해 결국 한국사회의 해체를 함께 노리고 있다는 인식도 중요하다.
실제로 구 통진당 의원 김재연 등이 발의했던 문제의‘차별금지법’이 여전히 불씨가 살아있는데, 그 문제는 다음 기회에 추가로 다룰 생각이다. 기독교 신자가 아닌 나의 지금 관심은 한국교회의 구조적 위기가 실로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위기란 교회만의 것이 아니다.
이른바 민주화 항쟁으로 만들어진 87년 체제 이후 용공 좌익이 민주화 세력으로 위장해 사회 각 부문에 침투했다. 요란한 경제민주화의 구호 속에 한국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졌던 것도 그 때 이후다. 그 이전부터 지식권력-문화권력을 탈취한 좌익이 세상을 이렇게 흔들어댄 지도 30년을 넘긴다. 한국사회가 이렇게 뿌리째 흔들리는데, 교회라고 예외일 수 없는 셈일까?
다행히 에스더기도운동은 이런 교회 해체, 국가 해체의 흐름에 맞선 용기있는 기도운동단체다. 이들에 대한 응원은 너무도 당연하다. 생각해보니 우연치 않게 에스더기도운동 강연을 맡았다가 우리사회의 또 다른 진실을 발견한 느낌이다. 그 진실을 차례로 전해드릴 것을 오늘 약속한다. /조우석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