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지난해 국내 건설업계의 성장을 견인했던 선진시장이 올해는 수요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내 건설업계는 신규 제품 출시로 라인업을 강화하고, 적극적인 마케팅를 통해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HD현대인프라코어 디벨론 굴착기./사진=HD현대인프라코어 제공
12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 건설기계 부문(HD현대건설기계·HD현대인프라코어)은 지난해 선진시장인 북미와 유럽에서 2조898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2조3746억 원 대비 5240억 원(22.1%) 증가한 수치다.
두산밥캣 역시 지난해 북미에서 55억6100만 달러(약 7조3000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48억2300만 달러(6조3000억 원) 대비 7억3800만 달러(약 1조 원, 15.3%) 늘어났다.
지난해 국내 건설기계업계의 선진시장 매출이 늘어난 것은 수요가 견조했기 때문이다. 특히 인프라 투자가 이뤄지면서 건설기계 수요가 늘어났다. 북미에서는 제조업 리쇼어링으로 인해 공장 건설이 증가한 것도 건설기계 수요 확대로 이어졌다.
선진시장에서 판매가 늘어나자 건설기계업체들의 지난해 매출도 성장했다.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지난해 매출은 8조4846억 원을 기록해 전년 8조2717억 원 대비 2129억 원(2.6%) 증가했다.
두산밥캣도 지난해 매출 9조7589억 원을 기록해 전년 8조6219억 원보다 13.2% 증가했다.
건설기계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판매가 부진했는데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판매를 늘리면서 실적 성장세를 보였다”며 “선진시장은 수익률도 높은 시장인 만큼 영업이익 증대에도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는 선진시장 수요가 주춤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경기 침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유럽에서는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로 올해 판매가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북미에서는 상반기까지는 안정적인 수요가 예상되는 가운데 하반기 대통령 선거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HD현대에서는 북미와 유럽의 건설기계(굴착기·중대형 휠로더 기준) 시장은 올해 26만5000대에서 27만8000대 수준으로 전년 28만3000대에서 2~6% 수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국내 건설기계업계는 선진시장에서 신제품 출시를 통한 라인업 강화와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수요 감소에 대응할 방침이다.
HD현대건설기계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유럽에 미니 굴착기 신모델 8종을 출시해 라인업 강화에 나선다. 또 HD현대인프라코어는 북미에서 1.7톤 굴착기와 소형 로더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그동안 HD현대 건설기계 부문은 대형 건설기계 위주로 판매를 늘려왔는데 소형 건설기계로 영역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이는 수요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는 선진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두산밥캣 역시 북미에서 라인업 강화에 나선다. 기존에는 소형 건설기계 판매를 중심으로 해왔는데 GME(농업·조경용 장비)와 지게차까지 라인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마케팅 강화에도 나선다. 올해 전체 판촉비 지출을 매출의 11% 수준으로 정해 지난해 9%보다 확대하기로 했다.
또 다른 건설기계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유럽에서 판매가 서서히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올해는 판매 감소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라며 ”북미는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통령 선거로 인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 변수“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