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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10곳 중 6곳 "챗GPT가 쓴 자기소개서 내면 '불이익' 준다"

2024-03-24 19:30 | 유태경 기자 | jadeu0818@naver.com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기업의 절반 이상이 구직자가 '챗GPT' 등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작성한 자기소개서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AI를 이용해 작성한 자기소개서로 확인되면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챗GPT 작성 자소서에 대한 기업 인식./사진=고용부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은 24일 이 같은 내용의 '2023년 하반기 기업 채용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매출액 기준 상위 500대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지난해 11~12월 중 실시한 것으로, 315개소가 응답(응답률 63.0%)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 10곳 중 6곳 이상(64.1%)은 구직자가 챗GPT 등 AI로 작성한 자기소개서가 '독창성과 창의성이 없어 부정적'이라고 인식하고 있었고, 챗GPT 활용이 확인되면 해당 전형에서 '감점(42.2%)'과 '불합격(23.2%)' 등 불이익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기업들(73.0%)은 자소서에 챗GPT가 활용됐는지 여부에 대해 아직 판별하지 않고 있었으나, 18.7%는 외부, 8.3%는 자체 판별시스템을 활용해 챗GPT가 작성한 자기소개서를 가려내고 있었다.

기업 중 절반가량(51.1%)은 향후 챗GPT 등 AI로 인해 자기소개서 선별 역량이 강화될 것으로 봤고, 41.0%는 자기소개서가 사라지고 다른 전형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는 기업들의 직무중심 채용 경향도 뚜렷이 나타났다. 응답기업 중 79%는 지난해 하반기 정기공채와 수시특채를 병행했으며, 기업 대다수는 향후 수시특채(81.6%)와 경력직 채용(70.8%)이 더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평가 기준은 학교·전공·학점 등 스펙(36.2%)보다는 직무경험·경력 등 직무능력(96.2%)이 중요하며, 채용전형 중 서류·필기보다는 면접 중심(92.1%)으로 채용한다는 대답이 압도적이었다.

실제로 기업들은 직무중심 선발을 위해 채용 시 직무 정보를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B사는 매달 하나의 직무를 선정해 포지션을 제안하는 '이달의 채용'을 운영하고 있고, H사는 72개 직무별 현직자 인터뷰를 통해 업무 내용·필요 역량·커리어 비전 등을 상세히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기업들은 신규 채용 결정 요소로 '직무관련 일경험(35.6%)'과 '일반직무역량(27.3%)'을 각각 1, 2위로 꼽았다. 일경험 중요도를 청년의 인식(4위, 12.7%)보다 훨씬 높게 평가한 것이다. 

기업들은 '일 경험 기회 지원(76.2%)'이 가장 필요한 취업 지원이라고 답했다. 취업에 필요한 일경험 방식으로는 '장기(3~6개월) 인턴십(74.0%)'과 '기업 프로젝트에 참여·성과 제출(68.9%)'을 1, 2위로 꼽았다. 또한 모든 일경험 내용에 대해 기업보다 청년의 참여 의사가 훨씬 높아 기업의 일경험 운영을 촉진하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응답기업들은 연간 신규입사자 중 평균 16.1%가 1년 내 퇴사하며, 퇴사자는 신입 57.2%, 경력 42.8% 비율로 신입이 조금 더 많다고 답했다. 

주된 퇴사 사유는 '더 좋은 근로조건으로 취업(신입 68.6%, 경력 56.2%)'이 가장 많았다. 신입의 41.0%는 '업무가 흥미·적성과 달라(1+2순위)'이직한다고 답해 진로탐색·일경험 기회 제공이 중요할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75.6%는 조기 퇴사로 인한 기업의 손실비용(1인당 채용·교육 비용 등)이 2000만 원 이상이라고 답해 경제적 비용이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기업들은 신입사원 적응 지원 프로그램인 '온보딩 프로그램'을 보편적으로 운영(96.2%)하고 있었다. 온보딩 시 강조사항은 '의사소통 방법 등 조직문화(84.2%)'와 '회사 비전·목표(67.3%)' 등 조직문화 적합성에 집중돼 있었다. 온보딩 효과에 대해 79.4%가 '조기퇴사 방지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으나, 여타 일반기업에서는 '조직·예산 부족(54.6%)'과 '경영진 관심·의지 부족(50.2%)' 등으로 온보딩이 활성화되지 못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고용부는 이로 미뤄 볼 때 조사 대상인 500대 기업들보다 조직·예산 등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대해 온보딩 운영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식 장관은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일경험 사업과 K-디지털 트레이닝, 청년성장 프로젝트(온보딩 지원 등) 등 최근 집중하고 있는 청년 정책들이 직무중심 채용 수요와 청년 취업 준비 방향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대학·자치단체 등과 적극적으로 협업해 청년 정책 효과를 높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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