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성동규 기자]안강건설이 올해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선다. 기존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생활형숙박시설 등 비주택 부문의 사업 비중을 낮추고 자체 주택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비주택 상품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줄어 실적이 악화함에 따라 활로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안강건설 주택브랜드 '디오르나인' BI./사진=안강건설 제공
8일 업계에 따르면 안강건설은 올해 하반기 지방에서 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는 내년 이후 본격적인 자체 주택사업을 위한 포석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동주택용지 1순위 신청자격 중에는 최근 3년간 300가구 이상 주택건설실적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안강건설은 지난해 10월 안양 만안구 일대에 공급한 '디오르나인 안양역' 66가구 외에는 실적이 따로 없는 상태다. 주택 브랜드나 하이엔드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은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기존 '디오르나인'을 계속 사용할 방침이다.
경영전략 수정의 주요 원인은 과거 부동산 시장 호황기와 달리 안강개발 등 그룹 내 비주택 도급물량만 소화해서는 안정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안강건설은 지속해서 외형이 성장하고 있음에도 영업이익률은 2022년 이후 0%대로 추락했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올해도 비슷한 실적 흐름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당장 기존 사업과의 연계성이 떨어지는 토목·플랜트·해외사업을 확대하기도 어려우며 신사업의 경우에는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
여러 여건을 고려할 때 안강건설로서는 자체 주택사업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셈이다. 이렇다 보니 지난해 말 대표이사에 조익남 사장을 선임한 것 역시 사업 다각화를 염두에 둔 행보로 읽힌다.
조익남 안강건설 대표이사./사진=안강건설 제공
조 대표는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이후 삼성물산과 한화건설, 일성건설 등 국내 주요 건설사에서 30년 넘게 개발사업, 마케팅, 상품개발 등을 담당했다. 비주택 사업은 물론이고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과 주택사업 등 다수의 사업을 총괄한 전문가다.
주택사업 강화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면 수도권 정비사업 진출도 노려볼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정부가 지난해 민간 건설사에 '공공주택 시행사' 역할을 허용해 중견·중소 건설사들에 새로운 기회가 찾아오기도 했다.
안강건설은 자체개발 역량은 그동안의 사업들로 이미 증명된 상태다. 문제는 자금조달이다. 최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토지매입과 운영자금 등을 위해 빌리는 브릿지론 문턱이 높아졌다.
기존에 받아 놨던 PF를 연장하기도 녹록지 않다. 그룹 계열사의 직간접적인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브릿지론의 본 PF 전환 불발과 미착공·미분양 등으로 발생하는 우발채무 해소 방안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안강건설 관계자는 "지방을 거점 삼아 수도권으로 점차 주택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라며 "올해 조 대표를 중심으로 조직 경쟁력을 더욱 강화, 자체 주택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성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