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를 기초로 한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사태와 관련해 은행권이 자율배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하나은행이 이미 배상금 지급을 시작한 가운데 KB국민은행도 홍콩H지수 ELS 손실 배상 고객에 대한 자율배상 절차에 돌입했다.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를 기초로 한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사태와 관련해 은행권이 자율배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15일부터 홍콩 H지수 ELS 손실 배상 고객에게 자율조정 시행 안내를 시작한다. 안내 대상은 홍콩 H지수 기초 ELS 녹인(Knock-In) 발생 계좌로 만기상환 계좌, 만기 미도래 계좌, 녹인(Knock-In) 발생 전·후로 중도해지 된 계좌를 보유한 고객이다.
배상비율 확정 고객은 계좌 만기 도래 순서에 따라 매주 선정되며, 해당 고객에게는 본부 차원에서 자율조정 절차와 방법을 담은 문자 메시지가 발송된다. 이후 영업점 직원이 개별적으로 유선을 통해 다시 한번 안내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계좌별 만기가 도래해 배상비율이 확정된 고객부터 순차적으로 신속히 배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며 “영업점 방문이 어려운 고객을 고려해 KB스타뱅킹 앱을 이용한 비대면 자율조정 진행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신뢰 회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이미 배상금 지급을 시작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28일 자율배상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한 개별 배상안과 관련해 이에 동의한 일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배상금을 지급했다. 신한은행도 일부 투자자들과의 합의를 거쳐 지난 4일 배상금 지급을 시작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자율조정협의회에서 일부 투자자들에 대한 배상안을 심의‧의결해 해당 투자자들에게 문자 등을 통해 협의 방법 등을 안내했다”면서 “일부 투자자들과 합의가 이뤄져 지난 4일부터 배상금 지급이 시작됐으며, 이후 순차적으로 배상금 지급이 이뤄질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12일부터 만기가 도래함에 따라 손실이 확정된 고객을 대상으로 조정비율 산정과 배상금 지급에 나설 계획이다.
올해 1월부터 7월 만기가 도래하는 홍콩H지수 ELS 투자 규모는 10조483억원에 달한다. 은행별로 상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은 △국민은행 4조7447억원 △신한은행 1조3329억원 △농협은행 7380억원 △하나은행 7330억원 △SC제일은행 6187억원 △우리은행 367억원이다.
은행들은 1분기 실적에 ELS 배상 관련 충당금을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손실률 50%, 배상률 40%를 적용했을 때 이들 은행이 1분기 실적에 반영할 배상금 관련 손실 규모는 최소 약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별 예상 배상액은 △국민은행 9489억원 △신한은행 2666억원 △농협은행 1476억원 △하나은행 1466억원 △제일은행 1237억원 △우리은행 73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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