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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란 리튬 동맹 가능성↑…한국 배터리업계 영향 받을까

2024-04-26 15:41 | 성동규 기자 | dongkuri@mediapen.com
[미디어펜=성동규 기자]중국과 이란이 '배터리 동맹'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하자 미국과 영국 등 서방측의 제재가 점차 강화되면서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중국과 이란의 협력은 더 공고해지고 있다.

지난해 매장량 세계 2위 리튬광산 발견한 이란과 새로운 리튬 공급원 찾는 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중국의 입지가 더 강화될수록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설 자리가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수산화리튬 모습./사진=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인사이드' 캡처



2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 정가에서는 최근 러시아, 중국, 이란, 북한 등 서방에서 제재를 받는 국가 간 협력이 증대되는 상황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경제면에서 중국과 이란의 연대가 눈에 띄는 대목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18년 이란 핵 합의가 미사일 등 이란의 군사적 위협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며 합의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그 이후 미국은 이란에 우라늄 농축을 포기하고 하마스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도록 원유 수출에 제재를 가하겠다.

하지만 이란의 석유 수출량은 꾸준히 증가했다. 이란은 지난해 말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중 생산량 3위에 다시 들었다. 이 원유의 90% 이상이 중국으로 수출됐다. 중국과 이란은 지난해 초 베이징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협력 강화를 국제사회에 알리기도 했다.

그해 3월 이란 정부가 자국 영토에서 매장량이 약 850만 톤으로 추정되는 리튬 광산을 발견했다고 발표하면서 기존 원유 수출 일변도의 경제 구조를 다각화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다. 이는 미 지질조사국 조사 기준 칠레에 이어 세계 2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중국은 전자제품 제조업과 전기차 산업으로 인해 리튬 최대 소비국이다. 이에 따라 전 세계 리튬이온 배터리의 4분의 3 이상을 생산하고 전 세계 리튬 가공 시설 대부분을 통제하며 글로벌 배터리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과의 리튬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호주, 남미, 아프리카 등지에서 리튬 광산 쟁탈전을 치열하게 벌이는 중국으로서는 뜻밖의 행운이 찾아온 모양새다.

스위스 투자은행(IB) UBS그룹은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중국 기업들이 자국과 외국의 광산에서 2022년 19만4000톤의 리튬을 생산했으며 2025년까지 생산량을 70만5000톤으로 늘릴 것으로 관측했다.

당장 내년이면 중국이 세계 리튬 생산의 3분의 1을 통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와중에 이란과의 리튬 동맹이 현실화되면 자연히 미국은 물론이고 한국 배터리 기업에도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중국이 신흥 리튬 생산지로 떠오르고 있는 아프리카 리튬 광산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고 여기에 더해 이란에서 안정적으로 리튬을 조달한다면 경쟁국 기업에 큰 위협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주요국의 리튬 신규 탐사 발표가 이어지고 있어 중국이 현재의 시장 점유율을 앞으로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광물을 선점했다고 해도 경제성을 따져봐야 하고 경제성이 있다고 해도 리튬을 가공해 실제 수익을 내는데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독주를 견제할 필요성이 있기는 하나 현재 우리 기업들이 관련 시장 확보에 특별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 기업들 역시 리튬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크게 우려할 만한 사항은 아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성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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