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SK이노베이션이 올해 1분기 석유사업과 화학사업에서 견조한 실적을 올렸다. 다만 배터리사업은 배터리 판매 감소 및 가격 하락으로 인해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에도 석유와 화학사업에서 안정적인 수익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배터리사업은 하반기부터 흑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울산 컴플렉스 전경./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석유·화학은 견조…배터리는 적자 지속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매출 18조8551억 원, 영업이익 6247억 원을 달성했다고 29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66.6%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실적은 석유사업과 화학사업이 이끌었다. 사업별로 살펴보면 석유사업은 석유사업은 영업이익 5911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1.51% 급증했다. 정제마진이 강세를 보이면서 수익률이 높아졌고, 유가 상승에 따른 대규모 재고 관련 이익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급증했다.
화학사업은 영업이익 1245억 원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14.3% 증가했다. 벤젠 스프레드 개선에 따른 이익률 상승과 나프타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 관련 이익 등이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졌다.
윤활유사업은 2204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으나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했다. 석유개발사업은 중국 17/03 광구의 생산량 지속 확대에 따라 판매물량이 늘어나면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154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석유·화학 등 기존 사업은 안정적인 수익성을 보였지만 배터리사업은 적자가 이어졌다. 배터리사업은 판매가격 하락에 따라 영업손실 3315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손실 3447억 원에서 적자 규모가 줄었지만 전분기 영업손실 186억 원과 비교하면 적자규모가 확대됐다.
김진원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1분기 실적에 대해 “유가상승과 정제마진 개선, 판매 물량 증가 등으로 인해 석유사업을 비롯한 전 사업영역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면서도 “배터리 사업은 고객사의 재고 조정으로 인해 수익성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2분기도 견조한 실적 예상…배터리는 하반기 기대감 ↑
SK이노베이션은 2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자신했다.
2분기 석유사업은 OPEC+ 감산이 이어질 전망이며, 이동 수요 개선에 따른 견조한 정제마진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중동 관련 지정학 리스크에 대해서도 대응방안을 마련해 놓으면서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손성철 SK에너지 경영지원실장은 “도입 원유 중 70% 이상을 홍해 지역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도입하고 있지만 안정적인 원유 공급을 위해 우회 루트를 확보해 놓은 상황”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다 하더라도 대체 원유를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해 놨다”고 말했다.
화학사업도 파라자일렌(PX) 스프레드가 점차 개선되고, 중국 정부의 내수 활성화 정책에 따라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의 스프레드가 보합세를 보이면서 견조한 실적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김윤재 SK지오센트릭 경영기획실장은 “아로마틱 제품 비중이 70%를 넘어 경쟁사 대비 제품 포트폴리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며 “수요 호복이 지연되고 있는 올레핀 제품 비중이 다른 업체보다 낮아 화학업황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활유사업은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 따른 수요 증가의 영향으로 수익성을 유지할 전망이다. 석유개발사업도 중국 17/03 광구가 생산량을 늘리고 있어 이에 따른 매출 확대 및 이익 성장이 기대된다.
배터리사업은 2분기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1분기에는 고객사들이 재고 조정에 나서면서 판매가 부진했으나 2분기부터는 판매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사업에서 라인 운영 최적화 작업을 진행 중이며, 유럽 및 중국의 설비 증설 시점도 탄력적으로 조정해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하반기 흑자 목표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 SK온 배터리를 탑재하는 아이오닉5 페이스리프트 버전, 포드 트랜짓 커스텀, 아우디 Q6 e-트론 등의 출시가 예정돼 있는 만큼 판매 확대가 예상된다.
또 향후 1~2년 내로 포드의 익스플로러, 아이오닉 대형 SUV, 아이오닉6의 북미 생산 모델, 스웨덴 전기차 폴스타5 등도 출시가 예고돼 있어 수요 증가에 기여할 전망이다.
김경훈 SK온 CFO는 “미국 판매 증가와 신차 라인업 확대로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부적으로 글로벌 공장의 라인 운영 효율화 및 관리 수준 강화를 통한 비용 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어 원가 절감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