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성동규 기자]에코프로가 올해 1 분기에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세계적인 전기차 수요 감소가 주요 계열사들의 성적에 악영향을 미친 결과다. 다만 최근 니켈과 리튬 가격이 상승하는 등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어 상반기 바닥을 다지고 하반기에는 반등할 것으로 점쳐진다.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 전경./사진=에코프로 제공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1조205억9400만 원의 매출액과 298억4100만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크게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823억6900만 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에코프로의 실적 부진 원인은 주요 자회사의 영향이 가장 크다. 특히 에코프로 전 자회사 중에서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에코프로비엠의 매출액과 영업이익(9704억5900만 원‧66억8400만 원)이 전년보다 각각 51.7%, 93.8% 줄어들며 실적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에코프로비엠은 이차전지 소재 기업인 만큼 전기차 수요 둔화와 핵심원자재인 광물 가격 하락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하지만 최근 이와 같은 흐름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지난 1일 기준 니켈 가격은 톤당 1만8620 달러로 올해 초 1만6600 달러보다 12.2% 올랐다.
같은 기간 탄산리튬은 킬로그램당 86.5위안에서 109.5위안으로 26.6%, 수산화리튬도 톤당 1만1300달러선에서 최근 톤당 1만4300달러선까지 26% 넘게 상승했다. 통상적으로 광물 가격은 배터리 판가에 3~6개월 시차를 두고 연동한다.
관련 업계에서 3·4분기 이후 본격적인 실적 회복론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에코프로비엠은 이날 진행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발생한 메탈가 반등 효과는 하반기부터 반영될 것"이라며 "전방시장 수요 개선 또한 하반기 시작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4분기 월 1만 톤대로 떨어졌던 양극재 수출이 올해 1분기 다시 평균 2만 톤대로 늘어나기도 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를 보면 올해 1~3월 리튬이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삼원계 양극재 수출 중량은 각각 1만9894톤, 2만862톤, 2만452톤이었다.
삼원계 양극재는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전기차 배터리용으로 사용하는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를 지칭한다.
에코프로비엠의 최대 고객사인 삼성SDI가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 속에서도 투자를 크게 늘리겠다고 밝힌 것도 낙관적인 실적 전망에 힘을 보태는 대목이다.
삼성SDI와 스텔란티스의 미국 배터리 합작 공장이 이르면 오는 11월부터 가동될 전망이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조기 수령을 위해 애초 목표보다 2개월 이상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은 33기가와트시(GWh) 규모로 양극재의 경우 연간 약 4만4000톤이 필요해 2조 원 가량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에코프로비엠은 최근 미국 CAMX 파워로부터 하이니켈 배터리 양극재 특허를 획득했다. 이로써 배터리 성능과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양극재 기술을 확보해 수주 다각화를 꾀할 방침이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최근 하반기 실적 기대감에 '청신호'가 들어온 것은 사실이나 아직 마음을 놓기엔 이른 감이 있다"면서 "전기차 수요 변화와 환율 등 대외 환경 변화 추이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설령 하반기에도 어려운 상황이 지속된다고 해도 현재 세계 1위인 하이니켈과 함께 미드니켈, 리튬인산철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영업전략을 재수립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향후 실적 개선을 반드시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성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