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주요 바이오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분기 실적이 경기 불황 속에서도 호조세를 나타내면서 하반기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셀트리온은 기업 합병에 따른 비용 지출로 실적이 주춤하는 모양새지만 글로벌 시장 공략 성과가 곧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제1바이오캠퍼스 전경./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7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연결기준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해당 기간 매출액은 9469억 원, 영업이익 221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60억 원(31%), 영업이익은 296억 원(15%) 각각 증가한 금액이다.
호실적의 배경에는 11종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판매하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몫이 크다. 실제로 별도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 감소했다. 반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1%, 6% 올랐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보유한 '엔브렐'(SB4), '휴미라'(SB5) 등 바이오시밀러 7종이 미국·유럽 글로벌 시장 매출이 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이뿐만 아니다. 연내 스텔라라와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글로벌 허가에 따른 2000억 원의 마일스톤도 예정돼 있다. 또 블록버스터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바이오시밀러(SB27) 개발에도 임상 1상과 3상을 동시 진행하는 오버랩 전략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전 세계 의약품 매출 1위 면역 항암제 키트루다의 바이오시밀러(SB27) 개발을 통해 다양한 질환 분야에서의 연구 개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는 글로벌 임상 1상과 3상을 동시에 진행하는 '오버랩' 전략을 통해 임상을 가속할 계획이다. 증권가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2분기 매출을 4500억원, 연간 1조3000억원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이와 함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능력은 60만4000리터로 세계 1위 수준으로 글로벌 빅파마들로부터 꾸준한 위탁개발생산(CDMO)를 이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또 내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5공장이 열리면 수익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이유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매출은 4조 원을 거뜬히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시장은 내다봤다.
반면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에 따른 기업인수가격배분(PPA) 비용 지출로, 역성장한 실적을 나타낼 전망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올해 1분기 매출 추정치는 전년 보다 24.7% 성장한 7454억 원을, 영업이익은 95.9% 역성장한 75억 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미국 내 출시한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확대하면서 실적은 곧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내 출시한 '짐펜트라'('램시마SC'의 미국 제품명)와 지난해 선보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가 현지 대형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에 각각 등재되면서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스텔라라와 졸레어, 아일리아, 프롤리아, 악템라 등의 바이오시밀러 신제품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회사는 신제품들을 2023~2024년 미국과 유럽 규제기관에 승인 신청을 하고 순차적으로 제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요 바이오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에 대한 시장의 실적 전망은 '상저하고'가 우세하다"며 "다만 국내 바이오 산업이 대기업 위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그렇지 않은 중소 바이오사와 양극화 현상도 점점 더 뚜렷해진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