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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상봉 시기 놓고 북측 ‘강경’…적십자 실무접촉도 무박2일 마라톤협상

2015-09-08 08:52 | 한기호 기자 | rlghdlfqjs@mediapen.com
   
▲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은 비공개로 7일 오전 10시50분께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예정보다 50분 늦게 시작됐다. 8일 오전 8시50분 기준 22시간 넘게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사진=통일부 제공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추석 이산가족 상봉을 논의하는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이 무박 2일째로 지난 남북 고위급 접촉 때와 같은 마라톤협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산가족 상봉 시기 조율을 비롯한 각종 쟁점사항에 북측이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은 비공개로 7일 오전 10시50분께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예정보다 50분 늦게 시작됐다. 대표단 전원이 참석하는 전체회의로 시작돼 수석대표 1대 1 접촉, 전체회의, 정회 등을 반복하며 8일 오전 8시50분 기준 22시간째 이어지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실무절차를 협의하는 문제로 시작시간이 예정(오전 10시)보다 조금 지연됐다"고 밝혔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 외에 남측이 제기한 ▲전면적인 이산가족 생사 확인 ▲이산가족 서신 교환 및 화상 상봉 ▲이산가족 고향방문 ▲상봉 행사 정례화 등 보다 발전된 이산가족 문제 해결방안을 놓고도 양측은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 이산 상봉을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은 4시간 만에 마무리됐다는 점에서 이번 실무접촉에선 상봉 행사 이외 우리 정부가 제기한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여러 방안을 놓고 양측이 줄다리기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무회담 시작 당시에는 남측 수석대표인 이덕행 대한적십자사 실행위원과 북측 수석대표인 박용일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중앙위원이 웃으며 악수하는 등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막상 협상에 돌입한 뒤 이산가족 상봉 시기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남측은 내달 10일인 노동당 창건 70주년 전후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가능성을 우려해 이달 말 혹은 내달 초 상봉을 주장한 반면 북측은 당 창건 행사 준비를 이유로 내달 10일 이후 상봉 행사를 개최하자며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협상과정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북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가 발표돼 이산가족 상봉 합의를 낙관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북측은 과거 우리 정부가 전면적인 이산가족 생사 확인을 요구했을 때도 행정적 어려움을 이유로 거부한 바 있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 정례화 등도 북측이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합의해준 전례가 없는 사항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과거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와 생사확인은 적십자 실무접촉이 아니라 적십자 본회담 등에서 논의됐던 의제"라며 "북측은 이런 문제는 금강산 관광 재개 등과 연계해 적십사 본회담 혹은 당국 회담에서 논의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금강산 면회소에서 200명(남북 각각 100명) 규모로 갖자는데는 남북이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밤샘 협상을 이어가며 이산가족 상봉 시기와 전면적 생사확인, 상봉 정례화 등 쟁점 사항에 대한 접점 모색에 주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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