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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잘 나가는 이유 있었네…전장용 MLCC 매출 1조 포부

2024-05-19 09:00 |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전기가 차별화된 기술을 토대로 전장용 MLCC 부문엔서 매출 1조 원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IT 영역에서 확보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서버와 전장 등 미래 성장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포부다.

지난 2000년 삼성전기에 입사한 김위헌 MLCC제품개발 상무는 17일 미디어 학습회를 열고 3대 주력 사업 중 하나인 MLCC를 토대로 미래 성장을 도모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 상무는 이날 전장용 MLCC의 가능성에 대해 중점적으로 설명했다.

삼성전기 MLCC개발그룹장 김위헌 상무가 MLCC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기 제공



MLCC(Multilayer Ceramic Capacitors)는 전기를 보관했다가 일정량씩 내보내는 ‘댐’의 역할을 한다.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게 흐르도록 조절하고 부품 간 전자파 간섭현상을 막아주는 것이다. 

MLCC는 스마트폰 뿐 아니라 TV, 가전제품, 전기자동차 등 반도체와 전자회로가 있는 제품에는 대부분 사용된다.

제품의 크기는 머리카락보다 얇아 육안으로도 잘 보이지 않는 0.4mm * 0.2mm(머리카락 두께 약 0.3mm)부터 5.7mm * 5.0mm까지 다양하며, 최신 스마트폰에는 1000여 개, 전기차에는 1만8000개에서 2만 개 정도 들어간다.

전자부품 중 가장 작은 크기지만 내부는 500에서 600층의 유전체와 전극이 겹쳐 있는 첨단 제품으로 300ml 짜리 와인잔을 채우면 수억 원 이상의 가치를 가진 고부가 부품이다.

특히 쌀 한 톨 크기의 250분의 1, 0.3mm의 얇은 두께의 내부에 최대한 얇게 많은 층을 쌓아야 많은 전기를 축적할 수 있기 때문에 기술력이 중요한 분야다. 삼성전기는 현재 600층까지 적층한 고용량 MLCC를 생산할 수 있는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 “자동차 1대에 MLCC 1만여 개” 규모 커지는 전장용 MLCC 

삼성전기가 주목한 부분은 전장용 MLCC 시장이다. 시장조사기관 TSR에 따르면 전장 MLCC 시장은 2023년 4조 원에서 2028년에는 9조5000억 원 규모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장용 MLCC는 IT용 MLCC와 역할은 비슷하지만, IT제품과는 사용 환경이 다르고, 무엇보다 사람의 생명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신뢰성과 내구성을 필요로 한다. 

고사양 전장용 MLCC의 경우 고온(150℃ 이상) 및 저온(영하 55℃)의 환경, 휨 강도 등 충격이 전달되는 상황, 높은 습도(습도 85%) 등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자동차의 가혹한 테스트 환경을 만족하기 위해서는 고온, 고전압에 견딜 수 있는 재료 개발과 진동과 내습 특성을 강화하는 미세구조 설계 기술이 뒷받침 돼야 한다.  

전장용 MLCC는 IT제품 대비 요구되는 수명과 높은 기술적 난이도를 요구하며 개발 기간도 약 3배 정도 길게 소요된다. 가격도 3배 이상 비싼 고부가 제품이다. 

전장용 MLCC는 자동차 전자부품 신뢰성 시험 규격인 AEC-Q200 인증을 취득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품질과 제조 기준을 가지고 있고, 각 거래선별 엄격한 검증을 통과해야 생산할 수 있다. 


MLCC 전자부품 중 가장 작은 크기지만 내부는 500에서 600층의 유전체와 전극이 겹쳐 있는 첨단 제품으로 300ml 짜리 와인잔을 채우면 수억 원 이상의 가치를 가진 고부가 부품이다. /사진=미디어펜



◆ “원재료 핵심기술로 전장용 MLCC 매출 1조 달성 목표”

삼성전기는 산업·전장용 MLCC의 비중을 늘리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전기는 2016년부터 산업·전장용 MLCC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2018년 부산에 전장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하며 전장용 MLCC 사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MLCC의 핵심 원자재를 자체 개발·제조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

MLCC 핵심 기술인 원재료를 직접 개발하고 내재화할 수 있는 업체는 극히 소수다. 삼성전기는 최근 부산사업장에 전장 전용 원재료 공장을 신축해 2020년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최근 삼성전기는 전기차·ADAS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전장용 MLCC 육성에 공들이고 있다. 특히, 올해 3월 개최한 주주총회에서 삼성전기 장덕현 사장은 전장용 MLCC 매출 1조 달성 목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회사가 보유한 소재 기술 및 공정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용량 제품, 휨강도, 고온, 고압 등을 보증하는 전장용 제품 라인업을 확충하고 있다.  

2020년 자동차 파워트레인용(동력전달계) 3종과 제동장치에 들어가는 MLCC 2종을 개발했고, 2021년에는 ADAS용 MLCC 2종을 개발했다. 

뒤이어 2022년에는 자동차 파워트레인용 MLCC 13종 확대, 2024년에는 16V급 세계 최고용량의 ADAS용 MLCC 2종과 1000V 고압에 견딜 수 있는 전기차용 전장 MLCC 등을 선보이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기는 국내 수원과 부산사업장은 연구개발 및 신기종, 원료 생산을, 중국 텐진과 필리핀 생산법인을 대량 양산기지로 운용하고 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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